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부 대기업과 고소득자들에게 집중된 세제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현행 비과세·감면 제도를 대폭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지원과 유사한 비과세·감면 제도들도 예산과의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 축소·폐지하고, 정부 차원의 정비 방안을 마련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2013년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현 부총리는 26일 서울시 수출입은행에서 제1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에 대한 제언' 등의 안건을 논의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우선 현 부총리는 현행 비과세·감면 제도들의 일몰이 계속 연장되는 등 상시화되고 있고, 대기업과 고소득자 등 일부 계층에 세제혜택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과세·감면 제도가 상시화되면서 과세형평성이 저해되고, 일부 제도는 혜택이 대기업·고소득자에 집중되고 있다"며 "특정분야 예산과 조세지출이 중복 지원되는 등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와 같은 비과세·감면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당장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과세·감면 제도가 각각 마련된 취지가 있고, 여러 납세자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점을 고려해 일반국민, 조세전문가, 국회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정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 부총리는 "금년부터 비과세·감면 제도를 대폭 정비해 나가고자 한다"며 "다만 비과세·감면 제도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오늘 조세연구원에서 검토한 비과세·감면 정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 이를 토대로 공청회,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국회와의 협의 등을 거쳐 정부차원의 정비 방안을 수립해 세법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전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은 이날 오후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2013년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관련 공청회'를 열고,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현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 안건을 논의하고,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무역흑자,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양적완화 축소로 받을 악영향이 다소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기본적으로 양적완화 축소는 미국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수출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면서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는 경상수지 흑자, 낮은 단기외채 비중 등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다른 신흥국에 비해 양호하므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따른 영향이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