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을 담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데 결국 실패했다. 아울러 뉴타운 매몰비용 해결을 위한 법안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월세 소득공제 대상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하는 법안과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지원 법안(조세특례제한법) 등을 통과시켰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두 법안은 통과시키지 않았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와 뉴타운 매몰비용 해결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는 기싸움을 벌이며 한 때 조세소위를 파행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여당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코넥스 시장 활성화 법안은 당정이 합의한 것으로 중소기업의 코넥스 시장 상장 요건을 완화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이 코넥스 시장 상장 후 2년 이내인 중소기업에 신규투자하는 경우에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마찬가지로 주식 양도차익 및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비과세하는 내용이지만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무산됐다.
아울러 야당에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던 뉴타운 매몰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은 정부·여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했다.
이 개정안은 건설사가 조합 등에 대한 채권을 전부 포기하는 경우, 손금산입(비용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지만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건설사들의 법인세 부담이 낮아져 세수가 부족해진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왔다.
여야는 이 두 법안을 가지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다음 회기에 우선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 세무조사 기준 강화 법안…줄줄이 통과 '좌절' = 세무조사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도 당초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발의한 세무조사 관할 및 대상자를 선정하는 개정안은 세무서장이 조사 대상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 등에 대해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장에게 위임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야 모두 이 개정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 조율에 실패하면서 조세소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조세탈루가 심각한 업종이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 횟수를 늘리고 세무조사 기간 연장의 요건을 까다롭게 해 권한 남용을 줄이려는 개정안도 무산됐다.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대한 민원이나 중소·영세기업 등의 세무조사 기간 연장을 심의하는 납세자권익존중위원회'의 명칭을 '납세자보호위원회'로 바꾸고 이를 감독하는 시민민원조사관을 신설하는 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 장기펀드 소득공제 '무산' = 금융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장기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법안도 처리가 무산됐다. 이 개정안은 연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연 3500만원 이하 소득의 사업자가 만기 10년 이상 장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 연 600만원 한도에서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해 준다는 내용이다.
당초 여야는 이 개정안을 처리하는데 긍정적이었지만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여유자금이 없어 현실적으로 10년 이상 장기펀드에 가입하기 어렵고 결국 혜택은 고소득층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향이 급선회했다.
또한 논의과정에서 장기펀드 가입자가 수익률이 낮아도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증권사를 바꾸기 어려워 결국에는 증권사에 유리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었다. 일명 '버냉키 쇼크'를 막기 위해 장기펀드 소득공제를 통과시키겠다던 당정의 합의가 무색해진 셈이다.
이밖에 관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해외 신용카드 내역을 실시간으로 통보 받는 법안과 법인이 주택 및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한 경우 양도소득의 30%를 법인세에 추가 납부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