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편취 규정 문제, 제5장 명칭 변경해 사익편취 강제
국회 정무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에서 대기업 총수일가의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
정무위원회 위원 재석 16명 중 13명이 찬성했고,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경제민주화 핵심법안인 이 개정안의 정무위 통과로 6월 국회 내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안은 그동안 여야가 대립했던 사안인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규정하는 부분과 관련해 제5장 '불공정 거래행위 금지'에 담기로 합의했다. 다만, 제5장의 명칭을 '불공정 거래행위의 금지'에서 '불공정 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의 금지'로 개정해 대기업의 사익편취 규제를 명확히 했다.
앞서 여야는 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정을 놓고 제3장 '경제력 집중 억제' 조항에 넣을지, 제5장 '불공정 거래행위금지'조항에 담을지 공방을 거듭해왔다. 여야는 협의 끝에 제3장 '경제력집중 억제' 부분에 규제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지 않고 제5장의 명칭을 바꿔 보완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사익편취를 규제하는 것은 5장의 취지가 아니다"라며 "3장이 그 취지에 맞아 (3장에) 그대로 반영을 하면 되는데 왜 3장을 넣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이나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실무기관에는 다른 해석의 여지를 없애도록 명쾌한 법조항을 만드는 게 입법권 행사의 원칙"이라며 거듭 사익편취 규정을 제3장인 경제력 집중 억제 조항에 넣을 것을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5장에 제목부터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의 금지'로 바꿔 사익편취가 안 된다는 것을 명시했고, 이에 대한 구체적 구현을 위해 23-2조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3-2조 신설과 관련해 "5장에 대한 판단 근거가 불공정 거래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의 부당한 거래도 기준으로 들어간다. 일감 몰아주기로 당국에서 적시된 유형을 골고루 나열하고 있다. 또 모든 기업뿐 아니라 상호출기업을 특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장으로 (사익편취 규정이) 가게 되면 계열화가 경제에서 가질 수 있는 효율이 있는데, 계열화된 거래는 일부러 손해보고 거래를 하지 않는 이상 거래이익이 난다. 이를 모두 위법성이라고 하면 엄청난 규제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성 입증 없이도 규제할 수 있게 했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규정은 대통령령에 따르기로 했다. 여기에 부당 지원행위의 판단 요건을 '현저히 유리한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완화하고, 부당지원을 받는 수혜기업도 처벌대상에 포함시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한, 부당거래의 한 유형인 대주주 지분 보유 기업이 계열사 거래 중개를 하는 '통행세'에 대해서도 규제하기로 했다.
규제대상 거래는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통상적 거래상대방 선정 과정이나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거래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등 3가지다.
현행 지원주체에 한해서만 과징금을 부과하던 것을 지원주체 뿐만 아니라 지원객체에 대해서도 '관련'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토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