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기관들이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우량 채권을 발행,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은행의 경우 장기 고정 금리 대출을 늘릴 수 있어, 가계 부채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발행에 관한 법률' 제정안(커버드본드법)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중 커버드본드가 발행될 전망이다.
커버드본드란, 우량한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고 투자자의 이중상환청구권(Dual Recourse)을 허용, 채권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상품이다.
만일 채권 발행 기관이 파산하면 다른 자산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신용 등급이 높은 안전한 채권에 투자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발행 기관들은 만기 5년 이상의 채권을 운용해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권대영 금융위 은행과장은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하려는 보험회사나 연기금 등이 수요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경우 주로 만기 2년 미만의 예금이나 만기 1~3년의 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유럽의 은행들은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보통 10~30년 동안 운용한다.
그러나 모든 금융기관이 다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는 없다.
금융위는 은행이나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를 포함해 자본금 1000억원 이상,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적정성 등을 갖춘 금융기관에 한해 커버드본드 발행을 허용한다.
커버드본드의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최소 105%의 담보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자산 종류는 국가 및 공공 기관의 대출 채권, 선박과 항공기 등 우량 채권이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70% 이하의 대출에 해당하며 현금이나 양도가 가능한 예금증서(CD), 3개월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평가 총액 10% 이내)도 가능하다.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려면 금리와 만기, 시기, 총액 등을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을 마치면 직전 회계연도 말 총 자산의 8% 안에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은 면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