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윗선 상납여부' 등 추가조사 검토
허탈한 국세청…"과거의 일, 상황 지켜봐야"
전직 국세공무원이 세무서 조사팀 근무시절 관내 사업자에게 뇌물을 받고 세금을 부당하게 깎아 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인천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업체로부터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받고 추징세액을 임의대로 감면해 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전직 국세공무원 A씨(46)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0년 9월경 중부지방국세청 산하 B세무서 조사과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관할 내 휴대폰·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로부터 세금을 줄여달라는 청탁을 받고 2차례에 걸쳐 4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해당업체는 세금 불성실 혐의를 받고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A씨는 본분을 망각한 채 금품을 받고 해당업체 법인세와 대표 개인소득세 등을 임의대로 감면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를 받은 A씨는 뇌물 수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여러 명이 동시에 진행하는 세무조사 특성상 A씨 외에도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공무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수수한 금품을 관리자급 윗선에 상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라서 A씨 단독 범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 만에 전·현직 국세공무원들의 뇌물비리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최근 검찰출신 외부감사관을 영입하고, 세무조사 특별감찰반을 운영하는 등 조직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세청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참고로 지난 1일에도 가짜석유 원료 제조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세무조사 편의를 봐준 국세공무원이 적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황이다.
국세청은 해당 사건이 2010년 벌어진 일이고 현직 조사요원들이 개입된 사실이 아직 없는 만큼,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