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직자들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돈이나 선물 등을 받을 경우, 대가성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과태료에 더해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2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국민수 법무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부정청탁금지법'에 이와 같은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부처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부정청탁금지법' 수정안 문제를 관계 장관들과 협의를 통해 조정했다.
그동안 정부 부처 사이에서는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을 놓고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다. 당초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한 법안에는 금품수수 공무원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포함돼 있었지만, 관련 부처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처벌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모든 금품수수 공직자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정부 부처들의 의견이 많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달 형사처벌 대신, 직무 관련을 불문하고 수수금품의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으로 법안이 조정됐다.
하지만 정 총리는 부처들이 합의한 법안 내용이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에는 처벌수위가 약하다고 판단, 이번 수정안을 통해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정 총리의 결정으로 앞으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받을 경우에는 아무런 대가 관계가 없더라도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번 수정안에 따라 형벌규정 등 관련 세부조항을 정비해,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번 달 중으로 국회에 최종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번 수정안은 공직자의 엄격한 청렴성 유지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키워드로 삼는 총리의 소신을 담고 있다"며 "공직자들의 반부패 의식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직무의 공정성도 보장하는 합리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