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감축 나서는 금감원…"금융회사 마인드 바꿔야"

금융 소비자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융 당국의 민원 감축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동안 금융과 분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식돼 왔지만,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 민원 감축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소비자학회는 포럼을 열고, 최근 민원 현황과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금융 현장에서 발행하는 민원의 개선은 소비자 보호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회사 민원은 2008년 6만5758건에서 2009년 7만6875건, 2010년 7만2169건, 2011년 8만4731건, 지난해 9만4794건으로 증가세다.

2010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민원이 꾸준하게 늘어났다.

민원의 종류는 보이스피싱 사기나 과도한 대출금리, 채권 추심, 직원의 불친절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 내부의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회사의 민원 대응 체계가 아예 갖춰져 있지 않거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설령 내부 지침이 있어도 금감원의 행정지도 형식이라 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 한 카드 회사는 가입자 사망 시 빚을 감면해주는 DCDS(debt cancellation & debt suspension)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마치 수수료가 없는 것처럼 허위로 안내하거나 회원 몰래 수수료를 챙겨왔다.

이에 관한 민원이 속속 접수되면서 이를 뒤늦게 알아챈 금감원이 보상금을 돌려주도록 한 바 있다.

안 교수는 또 "민원 처리 업무가 직원의 성과급과 연동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은행은 일부에 그치고, 특히 외국인 근로자 등 정보에 취약한 경우가 금융 이용에서 더 차별을 받는 것은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용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 선임국장은 "금융회사가 판매에 앞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면 장기적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회사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