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내용을 발표한 가운데, 이병래 금융서비스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금융사, 2014년까지 통신망 분리 의무화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가 4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손안에서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높아질수록 해킹을 이용한 사기가 빈번해지고, 최근에는 가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개인 정보를 빼내어가는 파밍(Pharming)도 기승을 부린다.
이 같은 금융 사기를 막기 위해 금융 당국이 전자 금융거래 보안을 전면 강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를 설치하고 '제3의 백업 센터'를 구축한다. 또 은행의 컴퓨터 통신망을 내년까지 분리할 방침이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자금융거래법 및 시행령을 개정하고 늦어도 내년 안에 관련 작업들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등에 따르면 전자 금융거래는 하루 평균 33조804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1년 NH농협은행과 현대캐피탈에서 개인 정보가 대량 유출된 뒤 올해 3월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또다시 전산 사고가 발생하자, 보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앞으로 금융위는 금융결제원, 코스콤, 금융보안연구원 등 관련 기관 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금융 전산 보안 협의회'를 산하에 설치하고, 지진이나 테러에 대비해 기존의 재해 복구 센터 외에 공동 백업 센터를 설치, 금융거래 정보들을 보관한다.
공동 백업 센터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일정한 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거래 정보를 즉시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폐광 등을 활용해 벙커 형태로 백업 전용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또 오는 2014년까지 의무적으로 컴퓨터 통신망을 분리해야 한다. 통신망을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분리해 컴퓨터 2대를 사용해야 하며, 단계적으로는 소프트웨어를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구분해야 한다.
이병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컴퓨터를 2대로 사용하는 물리적 망 분리는 은행마다 10억원에서 4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분리는 직원 수에 따라 차이가 커 규모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전산 시스템 운영자들은 정보 접속 시에 IC(집적회로)카드, 지문 인식, OTP(일회용 비밀번호) 등을 인식해야 한다.
자산 10조원, 임직원 1500명 이상의 금융회사는 CISO(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를 선임해야 하며 겸직은 금지된다. 현재 36개 금융회사(잠정)가 이에 해당된다.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면 인터넷뱅킹 신규 가입 등 일부 업무에 대해 최대 6개월까지 정지를 당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