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국내 법인과 개인사업자가 조세회피처 3곳에 송금한 금액이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조세피난처에 대한 외화송금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법인 및 개인사업자가 케이만군도, 버뮤다,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 3곳에 5조7813억원을 송금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에는 1조4651억원을 송금했으며 2009년에는 7106억원, 2010년에는 1조2341억원, 2011년에는 8233억원, 2012년에는 1조5480억원을 조세피난처 3곳에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환거래법령에 따라 외국환은행은 한국은행에 미화 1000달러 이상의 외화 송금 거래내역을 보고하고, 이를 국세청 및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이 제공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것이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조세회피처 송금 내역자료를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관세청의 경우도 최근 5년간 조세회피처 3곳(케이만군도, 버뮤다, 버진아일랜드) 관련 불법외환거래 검거 실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5년간 6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조세회피처 3곳으로 송금됐다"며 "송금만으로 조세포탈 혐의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국세청 및 관세청 등의 더 적극적이고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기관은 175개 법인과 20명의 개인이 왜 조세회피처로 천문학적인 돈을 송금했는지, 이 돈의 사용처가 무엇인지 현미경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것이 지하경제 양성화의 첫걸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