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민간 참여, 공공지분 매각 불가능" vs 시민단체 "매각 사전단계 꼼수다"
국토부는 '수서발 KTX'의 민영화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의 참여는 물론 공공지분이 민간에 매각되지 않도록 방지장치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국토부는 수서발KTX를 미국기업 등 민간에 팔려고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민간의 참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법무법인에 실효성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국토부는 지난 26일 '철도산업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수서발 KTX를 철도공사가 30% 출자하고 연기금 등 공공기관이 70% 출자하는 자회사를 통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국토부의 결정에 대해 민영화를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해영 한신대교수는 철도사업발전방안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또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건데, (공기업 독점이 비효율적이라면서) 비효율과 경쟁을 가로막을 체제를 왜 또 만드냐"며 "전기와 가스는 다 (민간에) 팔면서 유독 이것만 안 판다고 하는게 어떻게 말이 되는 얘기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일반철도의 적자를 KTX가 메꾸고 있는데 강남권 수요로 큰 이익이 예상되는 수서발KTX를 별도회사로 떼어내면 가뜩이나 적자인 일반철도의 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간매각 이사회, 주총 의결요건 강화..."공공으로 구성된 이사회 의미없어"
국토부는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의 정관에 공공부문의 지분매각은 이사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했고, 이 정관 규정을 변경하려면 일반 정관변경 의결요건보다 강화된 2/3출석에 4/5 찬성이 필요하도록 정관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사회 사전동의 없이 임의처분할 경우 위약벌 조항과 사업면허 부여시에도 지분매각을 제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주와 이사가 모두 철도공사와 공공기관으로 구성돼 있어 의결비율을 높여도 큰 의미가 없고 정관에서 금지해도 일단 민간에게 매각이 되고나면 경영권 행사를 막을 수 없다는 평가다.
경실련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별도 감시기관을 두어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공공기관만으로 구성된 이사회, 주총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이사회에 노조, 전문가, 민간단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한 간부는 "경영권이 모두 철도공사에 있다고 하는데 그럴거면 뭣하러 별도회사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매각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공사가 민영화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철도공사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공기관의 투자없이는 현실적으로 사업이 불가하고 참여한 다른 공기관들이 경영견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