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율인상 등 일반 증세계획 아니다"
정부가 내달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중장기 세수확보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성을 함께 담을 계획이다.
그동안 중장기 재정운용계획 등 세입예산을 어떻게 '쓰느냐'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최근 세수부족에 따른 국채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되는 점을 고려 세금을 어떻게 '걷느냐'에도 중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다만 계획안에는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일반적인 증세(增稅)계획이 아닌, 비과세·감면 정비작업 우선순위 설정, 지하경제 양성화 등 일부 세입증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내달 초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조세정책 기본계획'이 함께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06년에도 중장기 조세개혁 작업을 추진한 바 있는데, 공식발표 전 언론에 내용이 전면 유출돼 담당국장이 보직해임 되는 등 곤혹을 치른바 있다.
당시 계획에는 중장기 재원확보를 위한 각종 증세방안들이 담겨있었는데, 이번에 발표되는 계획안은 이와 성격이 조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발표내용과 당시 발표내용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과거 발표된 내용은 이미 상당 부분 제도화 됐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증세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에 "세율인상 등 직접증세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중장기 세입확보 로드맵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의정활동 당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재정지출은 5년 주기 국가 재정운용계획을 매년 수립하는데 비해 조세정책은 제도적 장치가 없다"며 "3~5년 주기의 조세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국책연구기관,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조세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 소득·법인·부가·재산세 등 주요세목별로 새 정부 조세정책 방향성을 논의해 왔다. 이런 작업의 결과물이 이번 세법개정과 동시에 발표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중장기 조세개혁안의 막바지 조율을 위한 공청회도 열릴 계획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오는 23일(수)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을 주제로 민관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수렴한 의견과 기존 논의내용을 토대로 최종 조세정책 기본계획 골격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