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투자자 A씨는 얼마 전 광고 문자를 통해 선물계좌 대여업체를 알게 됐다. 해당업체가 제공하는 HTS에 가입 후 6개월 간은 별 문제없이 거래됐지만 최근 오류가 발견돼 당황했다. 프로그램이 호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격분한 A씨는 해당 업체에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회원에서 탈퇴당하고 담당자는 전화번호를 변경하곤 잠적해버렸다. A씨는 이번일로 1억8000만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해당 업체는 상호를 바꿔가며 불법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사이버 공간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해 피해를 입히는 불법 금융투자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부터 '사이버금융거래감시반'을 설치·운영한 결과 1년간 불법투자행위 1552건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아직도 200여개 업체가 불법적으로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추정이다.
이들은 문자메시지, 배너광고,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를 유인한 뒤 1500만원의 예탁금이 필요한 선물거래를 단돈 50만원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불법업체는 자체 HTS를 회원들에게 제공한 뒤 고객이 납부한 증거금이 많아지면 서버를 고의로 다운시키고 입금액을 횡령 후 잠적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이에 금감원은 선물, 옵션,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할 때는 반드시 제도권 증권·선물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확인되지 않은 HTS 프로그램을 쓰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민경송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2팀장은 "제도권 금융회사는 어떤 경우에도 계좌를 대여해 주지 않기 때문에 계좌 대여업체는 모두 불법금융업체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란한 광고문구에 속아서는 안 되며, 거래 전에 반드시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해당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