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소세가 도입되면 세수증대 효과는 미약한 반면 소비자물가에 대한 압력은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한국 정부에서 탄소세법이 통과될 경우 제조업 생산비용 상승 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10일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등이 석유류 제품 등에 탄소세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탄소세법을 발의한 바 있다.
HSBC는 "탄소세 부과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고 탄소배출을 감소하려는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첫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도 "탄소세 부과는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에너지 가격 1% 상승은 소비자물가 0.2% 상승의 효과가 있으며, 탄소세 부과의 물가상승 효과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제조기업들은 탄소세 부과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GDP의 30%를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생산자물가지수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산업생산은 0.23%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게 HSBC 측의 분석이다.
반면 세수 증가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약할 것으로 관측했다.
HSBC는 "한국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총 135조원에 비해 탄소세 부과에 따른 세수증가 효과는 2016년에서 2012년 동안 총 4조5000억원에 불과하다"며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자금조달원으로서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석유업계 등에서는 정치권의 탄소세 도입이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부담을 주고 특히 수출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호주 정부는 16일(현지시간) 고정 탄소세를 폐지하고 유동적 탄소배출권제도(ETS)를 당초보다 1년 앞당겨 실시키로 했다.
이와 관련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정부가 일반 가정의 생활비 부담을 덜고 중소기업의 비용을 줄여 주기 위해 탄소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