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 뛰어나도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것 아냐"
최근 경제 각 부처 조율능력이 떨어진다며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리더쉽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직전 부내 인트라넷에 올린 편지글을 통해 "개인기가 화려하고 전략이 뛰어나도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것이 아니다"라며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경제 여건이 워낙 변화무쌍해 팽팽한 긴장이 불가피하다. 어려운 시기에는 국민이나 국가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가 만사"라며 직원들에게 어려운 시기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현 부총리는 특히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불거진 리더쉽 부재 등 각종 지적과 관련 "일희일비하지 말자. 현장과 호흡하고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며 신경쓰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기가 화려하고 전략이 뛰어나도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거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철저한 성과 중심주의와 협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현 부총리는 "모든 게 종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작가가 드라마 속 주인공 다루듯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책 조정은 없다"며 "소통과 협업이라는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며 부처간 협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취득세 감면 논란과 관련 관계부처인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사이 이견이 발행하자 "부처 간 혼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교통정리를 당부한 사실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울러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그림은 크게 그리되 실행은 디테일하게 하라)이라는 바둑계 격언을 들며, 상반기 제시한 각종 정책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꼼꼼한 점검을 당부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끝으로 "힘들고 어려워도 서로 헹가래 하는 기분으로 일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