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래 시장 열린다…음성거래는 세무조사 '강화'

음성거래 인한 부가세 탈루규모 3000억원

정부가 금 거래의 양성화를 위해 금 현물시장 개설을 추진하며 음성거래에 따른 조세포탈 등에 대해서는 엄중대처하는 등 지하경제 양성화에 나선다.

정부가 추산하는 음성거래규모는 2조2000억원~3조3000억원 규모로 이중 부가가치세 탈루 규모는 이의 10% 정도 수준인 3000억원 전후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22일 당정협의를 통해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을 확정한데 대해 설명한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은 연말까지 모의시장을 개설하고 시범운영을 통한 미비점을 보완한 후 오는 2014년 1분기 중 금 현물시장(금 거래소)을 개설해 금도 주식과 같이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영수증 없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금 거래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 단속을 강화해 조세포탈에 대해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금 유통업계 등은 세금계산서 등이 발행되지 않는 무자료 거래가 전체 거래의 60%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밀수금을 제외한 국내 금 유통규모는 연간 100~110톤으로 이중 음성거래가 55~70톤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밀수금을 포함할 경우 무자료 음성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게 정부와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고소득자들의 재산은닉 목적으로 금 거래수요가 증가하는데 대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도 금 거래소의 양성화는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불공정 거래행위 억제를 위해 유가증권시장과 유사하게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시스템을 가동하고, 시세조정 등 불공정행위 발생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거래소와 예탁원 등이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금 거래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시 국세청과 관세청 등과 거래정보를 공유해 탈세를 차단하고 장내거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금 거래소의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인 세제혜택도 제시했다.

금 현물시장에 공급되는 수입금의 관세율을 0% 수준으로 감면하고, 금 사업자들의 현물인수도를 수반한 금 현물시장 이용정도에 따라 법인세(소득세) 공제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금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경우 부가세를 비과세로 하고 금이 실제로 보관기관에서 인출되는 시점에 한해서만 금 보관기관이 부가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토록 했다.

정부는 시장이 정착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거래수수료 및 보관수수료를 면제하고, 회원의 중개(위탁매매) 수수료도 최저수준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음성적인 금 거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2014년부터 금지금을 취급하는 귀금속소매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급대상으로 추가하고, 개인사업자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를 기존 수입금액기준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한 금 도·소매업자가 많은 세무서 위주로 무자료 거래유형 및 탈루업체에 대한 현장정보·탈세제보 수집을 강화해 자료상 및 거짓세금계산서에 의한 부가세 부정환급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 스티커 부착 등 제도 홍보를 강화하면서 미발급자에 대한 현장확인과 과태료 부과, 신고포상금 제도 운영 등을 통해 사업자의 자발적 성실신고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금 거래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금 밀수에 대한 단속은 강화된다. 

관세청에 금 정보분석 전담반(관세청 본청·서울·부산·공항·인천 각 1팀)을 편성하는 등 전담조직을 개편하고, 금 밀수에 대한 정보분석과 단속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 현물시장 개설을 통한 거래의 양성화와 음성거래에 대한 단속을 병행 추진해 금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거래되는 금에 대한 가격과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 제고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고품질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기반 구축으로 인해 귀금속 산업의 대형화, 고급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