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올해보다 5.2% 늘어난 4782억9500만원을 내년도(2014년) 세출 예산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세출 예산 요구안'에 따르면 관세청은 올해 세출 예산안 4546억4400만원보다 236억5100만원이 늘어난 4782억9500만원을 요구했다.
이 중 인건비는 올해보다 7% 늘어난 2693억원으로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사업비가 1804억8500만원(올해 대비 3% 증가)을 차지했다. 기본경비는 올해보다 3% 늘어난 285억원이었다.
사업비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밀수감시단속 사업과 관세심사 사업, 수출입 통관 사업에서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든 것이다.
국민안전과 국민행복을 국정과제로 삼은 현 정부의 방침이 무색하게도 관세청이 밀수감시단속 사업에 책정한 2014년 예산은 292억원으로 올해 예산인 455억원보다 무려 35.9%가 줄었다.
국민안전 및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과제와 연계된 수출입 통관 사업 예산도 141억4300만원으로 올해보다 5.6% 줄었으며 관세심사 사업 예산은 48억9100만원으로 올해보다 3.7% 감액됐다.
반면 정보화 및 국제협력 사업 예산은 910억5900만원으로 659억7100만원이었던 올해보다 38%가 증액되는 등 수출입 통관, 관세심사, 밀수감시단속, 관세행정지원 등 5대 사업분야에서 유일하게 예산이 늘어났다.
이밖에 관세행정지원사업의 예산은 411억9100만원으로 올해보다 5.8% 감액됐다.
□ '지하경제 양성화' 한다더니…예산은 왜 감액? =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수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는 관세청의 관세심사 사업의 내년도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현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관세조사 비율을 늘리겠다고 큰소리쳤던 것이 무색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세부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지하경제 양성화 부문의 사업 예산은 늘어났다.
대신 관세심사 사업에 포함돼 있는 수출입안전우수업체(AEO) 지원 예산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관세심사 부문의 예산이 줄어든 양상이다.
실제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인 탈루 사실을 제보하거나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에 대한 예산은 6000만원으로 동결됐다.
기업정보 이용료 8900만원, 고위험 다국적기업에 대한 관세조사 강화 부문 예산도 1억6000만원으로 올해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관세청은 수출입가격을 조작해 탈세를 하는 기업들을 잡아내기 위해 올해에는 없던 사업예산 3억9600만원을 책정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세관에서 부과한 과세근거에 회계 쪽 논리가 부족하다거나 대형로펌이나 회계법인을 이용해 불복을 하는데, 관세청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고용하는데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탈루심사 홍보 및 교육 지원 사업(예산 8700만원)과 탈루심사를 하는데 필요한 여비(9억7400만원) 예산도 각각 300만원과 1100만원이 증액됐다.
반면 수출입 통관시 우수업체에게 혜택을 주는 중소기업 AEO공인인증 획득 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9억원에서 내년 6억원으로 감액됐다.
화물운송주선업자 등은 제외하고 중소기업만 지원해주라는 지적에 따라 예산을 감액했지만 사업명을 관세심사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명칭을 AEO지원사업으로 변경하라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은 시정하지 않았다.
□ 中企 지원 예산 '↓'…국종망 사업비 '↑' =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을 높이기 위해 관세청과 일선 세관이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지원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원산지관리시스템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는 FTA-PASS 활용 컨설팅 예산은 올해 12억3000만원에서 내년 10억원으로 2억3000만원이 감액됐다.
원산지 업무위탁 예산도 올해 42억3600만원에서 내년 37억100만원으로 5억3500만원으로 줄었다.
FTA 원산지 세탁이나 특혜관세를 악용한 관세탈루를 방지하기 위한 원산지 정보 수집·분석업무의 예산도 내년 15억1500만원(5800만원 감소)으로 감액됐다.
반면 관세청의 내년도 예산안 중 가장 많이 증액된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예산은 올해 235억2300만원에서 내년 461억6500만원으로 216억4200만원이 늘어났다.
4세대 국종망 사업은 관세행정시스템을 늘어나는 통관업무를 통합적이고 신속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세수증대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장비도입을 하는데 64억7300만원이 들 예정이며(2013년도 4억7700만원) 사무실 임차료도 13억원 순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