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MB정부감세 철회가 재정확보 첫 단추"

"정부 세제개편안, '재정파탄세제안'...현미경 심사할 것"

"국세행정강화하고 투명화위해 국세청법 제정 할 터"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재원마련정책인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로 인한 세수확보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지난 8일 '경제위기 대책과 세수확보 방안'을 주제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가진 대담에서 "선진국 수준의 GDP 대비 조세부담률 상향 차원에서 MB정부의 감세정책을 환원해 세입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첫 단추"라고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10조원의 '세수부족'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도 "MB정부 감세정책 때문"이라며 "지난 5년간 102조원의 적자재정의 국가채무가 급증했는데 박근혜정부 첫해부터 '슈퍼 빚더미 추경'으로 23.4조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재정파탄세제'이자, 재벌대기업 위주의 세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발표안의 세수효과가 5년간 2.5조원, 2014년에는 4500억원으로 공약가계부에서 밝힌 5년간 48조원을 국세수입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은 한마디 설명도 없이 실종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정적자 상황에서 이렇게 세제개편안을 내놨다는 것은 결국 공약 안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기국회 심의과정에서 '현미경'심사로 재정건전성 회복과 중소기업·중산서민층을 위한 세제개편으로 반드시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대화두인 '증세'에 대해서는 "조세의 기본원칙은 국가재정 마련과 더불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형평성을 강화해 부를 재분배하는 기능"이라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우선 세제개편으로 MB정부 5년간의 감세정책을 철회하는 것이고 고소득자에 대한 특혜 폐지와 과세 공평성을 강화하고 중산서민층에 대한 추가 세(稅)부담을 막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 박지숙 기자, 사진 : 김용진 기자)

Q. 세수난이 심각하다. 작년 연말 세수부족으로 공무원 월급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뻔 했다. 이렇게 가다간 올해 12월에는 실제로 공무원 일부가 월급을 못 받게 될지도 모른다, 지자체들은 국고보조금 축소로 지방재정이 파탄날거라고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세수는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 국가재정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년에 20조원이 부족징수 되면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한 앞으로 5년간 100조원이 펑크 난다는 얘긴데 심각하다. 부득이 세출예산부터 먼저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를 타개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고견을 부탁드린다.

= 최근 지속되는 경기악화로 인해 정부 세입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국가가 수행할 복지사업인 장애인, 노인 등의 복지재원을 지방에 떠넘겨서 지방자치단체는 들어올 돈은 줄고 나갈 돈은 늘어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재정위기의 근본원인은 MB정부 감세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5년간 102조원의 적자재정의 국가채무가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 3월 박근혜정부 첫해부터 '슈퍼 빚더미 추경'을 하지 않았나. 그로 인해 23.4조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물론 세수확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지하경제 양성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로 인한 세수확보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선진국 수준의 GDP 대비 조세부담률 상향 차원에서라도 MB정부 감세정책을 '원상복구'해 세입기반을 확충하는 게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첫 단추다.

Q. 세수난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침체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세금을 감면해 지원하는 것이 조세정책의 기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렇게 해 왔다. 흉년이 들면 나라 곳간을 열어 곡식을 나눠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 극심한 불황에도 조세감면을 축소하고 최저한세율을 인상하는 등 사실상 '증세'를 추진하는 등 조세정책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 조세의 기본 원칙은 국가재정의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형평성을 강화해 부를 재분배하는 기능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재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데,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보면 전혀 이런 역할을 찾아볼 수 없다. ‘재정 파탄 세제’이자, 여전히 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세제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세제개편은 MB정부 감세정책을 '철회'하는 것이며, 재벌과 대기업, 1억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특혜 폐지 및 과세 공평성을 강화하고 중산·서민층에 대한 추가 세부담을 막자는 것이다.

2012년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이 400조원 쌓여있다고 한다. 양극화 되어있는 상태기 때문에 조세정책과 세제개편은 이에 맞게 해야 한다. 부자감세로 지난 5년간 대기업 경기가 좋았다. 중견, 중소기업이 어려워 대기업이 세금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

Q. 세수확보를 위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투자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여기에는 세제지원이 핵심이라고 본다. 투자환경조성을 위한 세제지원책에 대한 생각은?

= 대기업이 살아나면 중소기업도 살아나고 국민경제가 나아진다는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물론 일자리를 확대하는 기업의 경우 대기업이어도 세제지원을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수행 능력이 충분한 대기업에 기존 R&D 세액공제 해택에 대해서는 폐지를 해야 한다. 대신 중소기업의 경우 R&D 혜택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유망서비스업에 대한 R&D 세액공제 지원확대는 대기업 사업확대에 따른 지원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이보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지원 위주의 아랫목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세개편을 해야 한다.

Q. 기업투자에 세제 인센티브를 더욱 늘리는 제도가 올해 통과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세수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내후년이 되기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을 추진, 시장에 투자 마인드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방안인 일감몰아주기 이중과세 조정, 법인 비사업용토지 중과세제도 폐지, R&D 투자세액공제, 가업상속공제제도 개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올해부터 첫 시행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민주당도 찬성한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완화 조치는 반대한다.

법인의 비사업용 토지 중과제도 폐지 등 부동산 세제 완화는 종합적인 주택 부동산 대책 차원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하며, 민주당은 최근 급등하는 전세가 폭등을 막기 위해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권 도입이 우선적으로 제도화돼야 한다고 본다. 그 외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의 확대에 대해서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면서 한편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상속공제 등 제도개선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Q. 전문가들은 상속세 분야는 정말 개선돼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경기활성화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현행 세법상 100억원을 벌면 소득세와 상속세로 70억원을 국가가 가져가는데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힘들여 번 돈을 세금으로 내느니 현금으로 쌓아 놓아다가 물려주겠다는 심리가 확산되어 요즘 자산을 5만원권으로 바꾸는 게 유행이라 한다. 돈이 돌아야 하는데 금고에 넣거나 땅에 묻으면 경제의 혈관을 막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상속세 개편이 절실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100억 벌면 70억을 세금 내는 사람은 국민의 0.01%도 안 된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세율이 높은 편이 아니다. 부담의 여력이 있는 쪽이 부담을 지는 게 조세정의에 맞고 우리 사회는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여러 편법이 있고 최근 조세회피처 문제도 발생하지 않나.  조세정의네트워크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해외 은닉자산이 3위로 900조원라고 한다. 세 부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내는 게 정의라고 본다.

불법 편법 상속과 증여에 대해 법제도 개선과 더불어 국세행정 강화가 필요하다. 다른 선진국과 같이 재벌 대기업과 부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더욱 강화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재산 도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방지를 위해 특별법 제정안을 마련 중에 있다.

국세행정 강화 차원에서 국세청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무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자에 대한 탈세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한다. 이를 위해 국세청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Q.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는데 경제민주화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경제민주화와 경기활성화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는가?

= 최근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제살리기'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제민주화'법안추진이 실종되고 있다. 이는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인수위 때 구석에 처박아 놨다가 국민들과 민주당의 성화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다시 꺼냈지만, 재계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경제민주화 선거 공약을 버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국회에 제출된 법안 중 과도하게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내용은 적극 대응한다는데, 이는 행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넘어서는 월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Q.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어떻게 보시는지? 여야가 논의를 치열하게 할 것 같은데, 전망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증가 대신에 '월급쟁이, 자영업자에 대한 세금 폭탄'이라는 것이다. 발표안의 세수효과는 5년간 2.5조원으로 2014년에는 4500억원으로 공약가계부에서 밝힌 5년간 48조원을 국세수입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은 한마디 설명도 없이 실종돼 버렸다.

또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을 실천할 259조(중앙공약 135조원 + 지방공약 124조원)재원마련은커녕, 임기내 재정파탄은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정부세제개편안에 대한 현미경 심사로 국가 재정건전성 회복과 함께 중소기업과 중산서민층을 위한 세제개편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