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재산상속을 받으려고 했지만, 아버지 명의의 대부 업체 빚이 있는 사실을 알고 망설였다.
은행이나 카드사 같으면 빚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고 재산상속을 받을지 결정할 수 있지만, 대부 업체의 경우 어느 회사인지, 대출액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한정상속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부 업체에서 돈을 빌렸다가 사망해도 상속을 받는 가족 등이 이를 미리 조회해볼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를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사망자뿐 아니라 실종자 및 금치산자의 가족이나 대리인도 이용할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그동안 상속인이 사망자의 대부 업체 채무를 모른 채 상속을 받았다가 뒤늦게 채무를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해왔다.
특히 대부업 대출의 경우 연 39%대의 고금리 이자를 갚게 되면서 상속인의 피해와 불만을 야기했다.
향후 대부업 채무를 알고 싶은 상속인은 한국수출입은행(외은 지점 제외), 삼성생명, 동양증권, 우체국에서 조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약 5~15일 후 금감원 및 협회 홈페이지에서 채무자명, 대부 업체명, 대출 일자, 대출 잔액(원금 기준)을 알아볼 수 있다.
이자 및 연체이자를 포함한 총 대출금은 해당 대부 업체에서 확인해야 한다.
직접 방문만 가능하며, 2007년 12월 31일 이전 사망자의 경우 제적 등본, 상속인 신분증이 필요하고 2008년 1월 1일 이후 사망자는 사망 사실이 기재된 증명서나 사망진단서 원본,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실종자나 금치산자의 경우 법원 판결문 원본, 대리인이 신청할 때에는 상속인의 인감증명서 및 위임장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
문의는 금감원 콜센터(국번 없이 1332)로 할 수 있다.
한편 7월 말 현재 대부업 신용정보 컨소시엄(일명 대부업 CB)에 가입한 79개 대부 업체에 한해 조회할 수 있으며 전체 대부 업체(1만895개)의 0.7%에 불과하다.
대출금 및 매입 부실채권 기준으로는 48.6%, 차주 수의 56.7%에 달한다.
김정곤 금감원 대부업검사실 검사기획팀장은 "앞으로 사망인의 대부 업체 거래나 채무 내역을 제대로 확인해 상속인이 피해와 불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