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 20주년을 맞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홍재형 전 국회 부의장, 김진표 민주당 의원, 진동수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은행권, 1000억원대 세금 추징 소식에 침울
DTI 완화 1년 더 연장…주택 시장 살아날까?
우리투자증권 드디어 매각, KB·농협 2파전?
이번 주 금융실명제가 20주년을 맞으면서 차명계좌 금지법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19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댔고, 20년 전 금융실명제 입안에 뜻을 같이 했던 전직 관료 및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는 새 정부의 강도 높은 세금 추징 소식이 이어지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신한·우리·NH농협·한국SC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1000억원대 세금을 추징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공식 절차를 밟으며 관심이 고조됐다.
■ 여야 정책 토론회 개최, 차명계좌 금지법 속도 붙는다 = 대기업의 비자금이나 불법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지난 12일로 20주년을 맞았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향후 차명 계좌 근절 방안에 대해 학계와 정부 관계자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만우 의원은 "금융실명제 20년을 점검하고, 특히 차명 거래를 악용한 불법행위의 근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며 토론회를 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민병두 의원 등은 차명 계좌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차명 거래가 적발됐을 경우 거래자뿐 아니라 금융회사에 그 책임을 묻는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게 '증여 의제'를 적용, 금융 재산의 실제 주인은 이익 반환 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법 개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은행권 세금 폭탄 맞을까, 침울한 분위기 = 은행권은 대규모 세금 폭탄 소식에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1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세무조사 결과 1255억원 가량의 법인세 추징이 예상돼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금융회사의 세무조사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총부채상환비율(DTI)도 1년 더 연장됐다. 정부가 청년층 차주(借主)의 대출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려 주택 구매를 유인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매매가 부진한 탓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 9월까지 40세 미만의 근로자는 향후 10년 예상 소득을 반영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DTI 완화가 적용된 신규 대출은 1조6000억원을 기록, 전체(25조6000억원)의 6.4%에 불과해 주택 시장이 살아날 지 여전히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많다.
■ 공룡 매물 우리투자증권, 새 주인 KB? 농협? = 우리금융이 16일 우리투자증권 매각 공고를 냈다.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이 함께 묶여 매물로 나왔다.
현재까지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은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비(非)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해왔고 수익 구조 다변화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필요한 대상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시장은 미국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일주일 만에 0.2% 내렸다.(S&P500 기준)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는 0.5%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118원대로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