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동산 투자회사 설립을 준비중인 대부분의 업체들은 CR 리츠 형태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법 제정 당시에 지적됐던 일반 리츠의 '유명무실'이 현실로 나타났다.
국회 재경위 박봉수 전문위원은 지난달 18일 통과된 조특법 개정안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투자회사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투자회사가 상호 경쟁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므로, 등록세·취득세의 차등은 수익률의 차이를 가져와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로 투자가 편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같은 지적은 현실로 나타나 지난 3일 건교부에서 발표한 부동산 투자회사 신청 현황에서 부동산 투자회사 및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투자회사의 설립을 신청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설립을 준비중인 회사도 대부분 세제혜택이 많은 CR 리츠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리츠와 CR 리츠의 세제 지원 내용을 보면 일반 리츠와 CR 리츠 모두 부동산 양도차익에 과세되는 특별부가세가 50% 감면되지만 등록세·취득세에 대해 일반 리츠의 경우 50% 감면되는 반면 CR 리츠는 등록세·취득세가 면제된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CR 리츠는 법인세가 면제되나 일반 리츠의 경우 법인세 28%를 고스란히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CR 리츠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토지신탁의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CR 리츠를 선택하게 된 주요인"이라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형 부동산은 법인이 소유하고 있어 CR 리츠가 취급할 부동산이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으로 제한돼 있다 해도 일반 리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리츠팀 관계자도 "일반 리츠와 CR 리츠의 세제 혜택의 차이가 커 실제로 비슷한 조건이면서도 지금 같이 부동산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CR 리츠를 설립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와는 달리 재경부 관계자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CR 리츠의 경우 실체가 없는 서류상의 회사(paper company)로 법률상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으며 등록세·취득세 감면율 차등 적용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 시행 초기에 일반 리츠 설립 신청 회사가 없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일반 리츠를 설립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일반 리츠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