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압박' 주장…"키워드 축소 요구는 사건 축소 의미"
19일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12월 16일 국정원 댓글 의혹 중간수사발표와 수사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압박'이 있었음이 거듭 제기됐다.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날 특위위원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의에 "수사를 진행하는 내내 수사팀은 어려움, 고통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권 전 수사과장은 지난 16일 김용판 전 서울경창청장이 자신에게 한 전화가 '격려전화'라는 진술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거짓말"이라고 김 전 청장의 '압박'을 주장했다.
권 전 수사과장은 "김 전 청장과 통화를 했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작년 12월12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12일 수사팀은 문제의 오피스텔에서 철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것 때문에 지능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김 전 청장이 직전 전화를 해 압수수색을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청장은) '내사사건인데 압수수색은 맞지 않다', '검찰이 기각하면 어떡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권 전 수사과장은 "그러한 것들은 주변에서 수사가 원활하게 잘 진행되는 것을 막는 부당한 지시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고 거듭 수사과정에서 윗선의 '압박'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권 전 과장은 수사과정에서 서울경찰청에서 수서서 지능팀에 전화를 해 '키워드를 줄여 달라'는 요구를 했다면서 "키워드 축소는 곧 수사축소를 의미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당시 직원에게 '과장이 퇴근하고 없다. 결재를 받을 수 없다' 이런 핑계를 대서라도 키워드 축소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키워드를 4개로 줄여서 공문을 발송했죠. 강압이었다고 했어요, 맞죠?"라고 묻자 권 전 과장은 "그렇다"며 "수서서 수사팀은 범죄사실 관련성 있는 부분에서, 해당 증거에서 수사 단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 12월 16일 서울경찰청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당일 오후 11시 서울청으로부터 보도자료를 받고서야 알았다"며 "수사팀에서 증거분석 결과를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수사를 발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청의 증거분석결과서에 대해서도 "보도자료를 보고난 직후에 A4용지 2장짜리로 된 것을 봤다"며 "그 내용을 봐서는 서울청에서 증거 분석을 해서 어떤 부분을 판단했고, 어떤 내용 갖고 혐의가 있다, 없다를 얘기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디 40개라고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거듭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