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거래와 관련한 감시망 틈바구니를 뚫고 불법적으로 자본을 유출하는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해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의 외환거래 정보 공유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외환거래에 대한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외환거래 시 복잡했던 서류절차는 간소화하는 등 편의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외환거래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해외 직접투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설립한 현지법인의 자·손 회사의 설립 뿐만 아니라 투자 내용과 청산 내용을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현재 기업들은 해외투자를 청산했다는 사실을 통보할 의무만 있어 청산기업의 자산현황과 국내로 회수하는 자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불법자금 유출 등을 점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제도개선이다.
아울러 중간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한 신고·보고의무 회피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증손회사 이하의 투자현황도 매년 당국에 보고토록 의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영주권 취득을 통해 해외직접투자 보고·회수의무 회피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영주권 취득시 보고·회수 의무 면제제도도 폐지키로 했다.
또 기업이 수출대금을 늦게 받거나 수입대금을 늦게 내는 방식으로 조세회피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입대금을 1년 이상 지연지급·수령하는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해외부동산과 회원권 매입을 통한 일부 기업 오너들의 재산 도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의 해외 부동산 취득과 해외 골프장 회원권에 대한 매입현황도 금융감독원과 관세청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업의 해외 부동산 취득에 대한 정보는 국세청만이 알 수 있었지만 제도개선을 통해 앞으로는 금감원, 관세청도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외환거래 감시망을 대폭 강화하는 대신 외환거래 절차는 간소화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신속하고 편리한 외환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1000달러 이하 소액상계 제3자 지급은 신고를 면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국제관행상 보편화된 결제방식에 대해서는 신고를 면제해 기업의 업무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신고 의무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외환거래에 대해서는 신고를 일부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해외유학생이 현지 금융사으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 대출신고가 면제된다. 유학생 등이 거주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임차하는 경우에도 신고가 면제된다.
아울러 법인 명의의 여행자 카드 발급도 허용된다. 여행자카드는 해외여행경비 지급을 위해 은행이 발급하는 선불카드로, 현금에 비해 경비처리가 쉽고 한도관리가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 기업들은 매달 여행자카드 결제실적을 매달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해 시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외환거래관련 불편사항 등 개선 수요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외국환거래법령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