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금융위원회 인사 공백이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현재 국장급인 기획조정관은 석 달 넘게 공석이면서 전임자인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이 겸임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 파견 등을 마치고 복귀한 국장급 5명이 대기 발령 중이라,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28일 금융 당국 안팎의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주중 국장급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사 적체가 심각한데다 곧 열릴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인사가 시급하게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인사 대기자는 홍재문 국장(행정 고시 32회), 이명호 국장(33회), 우상현 국장(33회), 이호형 국장(34회), 정완규 국장(34회), 유재수 국장(35회)이다.
이명호 국장은 주영국 대사관에서 약 3년 동안 근무하다가 지난해 10월 가장 먼저 복귀했다.
이호형 국장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유재수 국장은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에서 근무했다.
우상현 국장과 정완규 국장은 유엔 사무처,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서 일했고, 홍재문 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무를 마쳤다.
이처럼 인사가 지연된 이유는 1급에 해당하는 금융위 상임위원들의 인사 적체에서 비롯됐다.
상임위원들은 임기 만료 후 산하 공공 기관장으로 임명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가장 발령이 시급한 기획조정관에는 정완규 국장이나 이현철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호형 국장은 최근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에 사실상 임명된 상태다.
정완규, 이호형 국장은 고위 공무원(옛 1~2급)에 속하지만 이명호, 유재수, 홍재문 국장은 3급에 해당해 배정을 받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느라 금융위가 일부 부서를 신설, 조직을 늘리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금융계 안팎의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는 최근 한 달 사이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 및 자본시장조사단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만들었다.
2008년 기획재정부에서 분리 당시 205명이던 인력은 올해 256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외부 공모를 통해 운영해왔던 국제협력관 임기도 곧 마무리 돼 내부 인사가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정부 공무원들이 내부 인사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부서를 늘리는 것도 문제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