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율을 낮추고 저리의 장기모기지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8.28 전월세 대책'이 공개됐다. 정부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보다 수월하게 해, 전세 및 월세에 몰린 수요를 주택매매 쪽으로 유도한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8일 발표된 정부의 전월세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 중소형 주택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취득세 영구 인하 등 개정법안의 국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고, 올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예고되고 있는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 1%대 금리로 대출해준다…공유 모기지 '관심' =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핵심 포인트로 '공유 모기지' 제도를 꼽았다.
공유 모기지란 전월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소득자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해 주는 제도.
정부는 주택 구입 이후 가격변동에 불안해하는 수요자들을 위해 한국주택기금이 집값 변동 리스크를 분담하는 '손익 공유형'과 연 1.5%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수익 공유형' 상품을 내놨다.
손익 공유형은 최초 5년간 연 1%, 이후 연 2% 고정금리를 받고, 수익 공유형은 연 1.5%의 고정금리를 수취하는 조건으로 제공된다. 특히 손익 공유형 상품은 주택매각, 대출만기 또는 중도상환시 매각손익을 소유자와 주택기금이 공유하는 특징을 가진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부동산정책 연구위원은 "정부가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월세에 쏠려있는 수요를 좀 더 매매수요 쪽으로 유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대의 저금리 대출이라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
박 연구위원은 "손익공유형과 수익공유형 중 어느 것이 낫다는 평가는 불가능하지만, 저리로 주택을 구입하고자하는 수요를 부추길 수 있는 방안을 꺼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전문위원도 "대상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1%대의 모기지 대출이라면 시장의 반향이 좀 있을 것 같다"며 "시중 대출금리의 절반도 안 되는 초저금리인데다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손실부담도 주택기금과 일정부분 분담도 가능해서 세입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공유형 모기지제도는 주택을 살까 말까 망설이는 무주택자의 주택구매력을 확충하고 투자심리회복 그리고 주택수요의 분산으로 전세시장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 유입 및 민간임대주택시장의 공급확대로 단기적으로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수급불균형 해소를 통해 전세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 엇갈린 전문가 평가…실효성 의문(?) =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동시에 우려스러운 점을 꼬집기도 했다. 특히 시장 상황과 거리가 있는 시행시기와 불투명한 국회통과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모습.
고종완 원장은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실수요자의 구매심리를 회복시키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4.1대책'의 후속조치가 언제쯤 입법통과를 할 수 있을지에 관한 언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거래절벽 현상을 촉발한 취득세 영구인하 시기를 명시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올 가을 주택시장의 불확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재룡 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4.1 대책'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며 "기본적으로 자꾸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최선은 아닌 차선 정도의 방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리츠(REITs)·펀드 등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을 위한 지원 강화는 국회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정치적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취득세 영구 인하는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법 개정 사항인데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공유형 모기지는 시행시기가 10월이어서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 이사철 파도를 넘기에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