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세수부족 사태에 나라 곳간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정부가 1조원 이상의 할당관세 혜택으로 세수부족(관세)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수입은 목표치인 11조6060억원보다 1조7903억원이 부족한 9조8158억원이 징수됐으며, 할당관세로 지원된 세수는 1조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할당관세란 물가안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의 40% 범위 내에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거나 인상하는 제도로서 대부분 서민 물가에 민감한 원유나 돼지고기, 설탕 등에 적용되고 있다.
2012년 110개 품목에 대해 1조1700억원, 2011년 127개·1조8000억원이 할당관세를 통해 지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에는 57개, 2009년에는 80개, 2008년에는 120개 품목에 대해 각각 할당관세가 적용됐다.
예정처는 FTA와 더불어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 실효세율이 2009년 2.22%에서 2012년 1.66%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할당관세는 원활한 물자수급 또는 산업경쟁력 강화나 국내가격 안정, 세율 불균형 시정 등을 감안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한시적으로만 적용해야 하지만 다년간 할당관세가 적용된 품목이 최근 2년간 100건을 넘어선 것을 집계됐다.
2012년 할당관세가 적용된 품목 110개 중 해당연도에만 적용된 품목은 5개에 불과했다. 105건은 2년 이상 적용된 품목이었다. 2011년에는 127개 품목 중 110개가 2년 이상 할당관세가 적용됐다.
2010년에는 57건의 품목 중 57건 모두가 다년간 할당관세가 적용된 것이었으며 2009년에는 80건 중 77건, 2008년에는 120건 중 84건이 다년간 할당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세수가 가장 많이 지원된 품목은 나프타·LPG 제조용 원유로 3340억원이 지원됐으며 LNG 1860억원, LPG 1810억원, 돼지고기 730억원, 옥수수 510억원 등이었다.
할당관세 적용을 받았던 품목 중 당밀(세수지원 0원)이나 달걀가루(4000만원), 사료용 매니옥칩(0원), 분유(2000만원) 등 세수지원 효과가 1억원 미만인 품목도 11개나 됐다.
올해 하반기 현재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총 52개로 제분용 밀과 가공용 옥수수, 설탕, 새끼뱀장어 등이다.
예정처 관계자는 "할당관세는 FTA 효과와 더불어 실효세율을 하락시키는 주요 원인"이며 "할당관세가 장기간 적용되는 품목에 대해선 법적 요건 적합성을 검토해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지원 규모가 큰 품목은 평가를 실시해 할당세율 수준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