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고액 전(월)세입자 자금출처조사와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국세청이 그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던 분야에 '세무조사'라는 고강도 메스를 들이댔다.
국세청은 고액의 전세 또는 월세를 지불한 세입자들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국세청이 전(월)세입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대규모 자금출처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고액 전(월)세입자는 56명. 이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집을 임대한 임대인에 대한 소득신고 누락여부까지 검증하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조사대상은 강남과 용산 등 서울 주요지역 10억원 이상 전(월)세입자 중 연령과 직업, 신고소득에 비해 과도한 전세금을 지불한 이들이다. 특히 이들은 전세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액 월세를 지불하고 있는 세입자도 조사대상으로 가려졌다.
국세청은 일부 자산가의 경우 주택 취득보다 전세가 세부담 측면 등에서 유리하고 전세보증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점에 착안, 고액 전세 형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학영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이들 고액 전(월)세입자들은 부모 등으로부터 세원포착이 쉽지 않은 전세금 형태로 증여를 받았거나 본인 운영 사업 소득을 탈루해 형성된 자금으로 전세금 등을 충당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조사과정에서 고액 전(월)세 자금 조달 원천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자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에 대해서도 자금출처를 검증하고 사업소득 탈루가 확인될 경우, 관련 사업체에 대한 통합조사까지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조사 대상 세입자의 주택 임대인에 대해서도 소득신고 누락여부에 대한 검증 결과에 따라 불성실 신고혐의가 큰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검증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고액 전(월)세 현장정보를 수집해 전(월)세업자의 자금철처에 대한 기획분석 및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 국장은 "변칙적인 방법으로 부의 무상이전 등을 시도한느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할 것"이라며 "그동안 세원포착이 어려웠던 고소득자의 세금탈루를 차단해 공평과세 실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