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도입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제도가 도리어 중소기업의 세금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과세대상에서 아예 중소기업을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사진)은 10일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은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는 특수관계법인간 일감몰아주기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에 대해 일정한 범위를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로 과세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대기업이 그 지배주주가 지분을 많이 가진 계열사에게 일감을 몰아줘 계열사의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대기업 총수 일가가 부를 편법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11년 말 도입됐다.
하지만 당초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과세제도 도입 취지와는 무관하게 중소기업의 과중한 세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장 의원은 "현행 법 규정에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법인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도 도입취지와는 무관한 중소기업의 세부담 증가로 귀결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7월 국세청이 통보한 올해 첫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납부 대상자 1만여명 가운데 대기업 오너 일가의 몰아주기 과세 대상자는 70명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민주당은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에서 법인의 범위를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으로 한정하도록 했다.
한편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이 제외될 경우 예상되는 세수 감소에 대해 정 의원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는 2011년 말 제도 도입 후 올해 7월 최초로 정기 신고를 했기 때문에 관련 통계가 생성되지 않았다"며 비용추계 불가 의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