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잃어버려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고객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여의도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제4차 소비자보호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신용카드 분실·도난사고 보상제도 개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홍영기 금감원 금융경영개선팀장은 "최근 들어 신용카드 분실·도난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 카드사가 분실·도난카드의 부정 사용 시 책임을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부담시킨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의결 내용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분실사고 발생 시 카드사와 소비자의 책임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는 약관을 마련하게 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보험계약자가 계약 후 알릴의무를 위반했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상품을 해지할 수 있는 방안도 심의했다.
계약 후 알릴의무(보험 통지의무)란 보험 가입 후 직업의 변동 등 주요 사항의 변경 사실을 보험사에 알려야 할 책임을 의미한다.
아울러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혼합형 약관내용을 반영한 퇴직연금 표준약관 제정안도 심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투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혼합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사별 개별약관에 주로 의존했었기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을 표준약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이 집단 중도금대출 취급과정에서 설명을 미흡하게 해왔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
박주식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 부국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위해 다양한 분양촉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이 집단 중도금대출을 취급하면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는지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심의해 의결했다"고 전했다.
애프터 리빙제란 아파트에 3년간 먼저 살아본 후 매수를 결정하는 방식.
박 부국장은 "입주 시 계약금과 은행의 중도금대출을 건설사에 납부하고, 향후 계약 취소 시 건설사가 이 금액을 상환하는 구조"라며 "건설사가 차후에 (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집단분쟁 발생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