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채동욱 검찰총장의 전격적인 사퇴와 관련, 야당은 일제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한 "청와대의 '검찰 흔들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검찰로의 회귀"를 우려했다.
앞서 법무부는 '혼외 아들설'로 조선일보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채 총장에 대해 전격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는 갑작스럽고 전례가 없는 법무부의 감찰 발표에 이어 나온 것으로, 검찰총장이 더 이상 적절한 업무수행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사건의 주역인 원세훈·김용판 두 피고인에 대해 선거법 위반 기소를 하면서 여권 내부에서 검찰총장 교체론이 솔솔 피어오른 것에 주목한다"며 "실제로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박근혜 정부 검찰의 기소와 기소 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여권의 기류를 확인시켜 준 바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욱이 지금은 야당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회동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도 상기하게 된다"며 "채동욱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이 다시 과거 회귀, 정치검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현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확인되지 않은 언론에서의 '카더라' 이상이 아직 아니며 본인의 진실 해명과 공방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정부 부처가 나서서 이 문제로 검찰총장을 감찰한다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법무부의 검찰 압박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물론 박근혜 대선캠프 종합 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와 서상기 현 국회 정보위원장과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직후"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수사과정이 이제 박근혜 대선 캠프로 향해지고, 그 사실관계가 하나둘 드러나게 된 직후에 벌어진 일"이라며 "누가 보아도 이 수사의 최고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형적인 공작정치의 프로세스를 밟아가며 박근혜 대선 캠프에 대한 수사에 저항하고 있다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조차도 무릎 꿇리고 국정원 수사에 맞설 수 있다는 이 정부의 태도가 불온하고 불순하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어 "지금 진행되는 국정원 수사의 칼끝을 피하려는 속셈이 있다면 온 국민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의 투명한 수사가 중단 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수사의 대상은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