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50%로 넉 달 째 제자리에 머물렀다.
채권 전문가 및 증시 관계자들의 대부분이 이미 동결을 예상하고 있어 '이변 없는 금통위'가 다시 한 번 연출된 셈이다.
한편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가 약 3개월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하며 증시 관계자들에게 웃음꽃을 선물했다. 13일 다시 1900선으로 후퇴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및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둔 일시적 조정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했다.
아울러 IBK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전 참가를 시사하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미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경남지역 상공인 등이 입찰경쟁을 선언한 터라 더욱 불꽃 튀는 경쟁이 이뤄질 양상이다.
■ 기준금리 넉 달 째 동결…한은의 경제전망은? =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넉 달 전 0.25%포인트 인하결정 뒤 이어져 온 동결기조를 유지한 것.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응답자의 100%인 채권 전문가 126명은 금통위가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응답자 전원이 동결을 예상한데 이어 당분간 동결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오는 17부터 18일까지 미국의 FOMC 회의가 열릴 예정이고, 이 자리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언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은이 섣불리 금리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판단이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는 세계경제가 미국 경제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규모 및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일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 등이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경제에 대해 "수출과 소비가 개선되는 등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됐다. 앞으로 GDP갭은 상당기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겠으나 그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코스피, 다시 2000선 밑으로…추석 앞둔 관망세? = 13일 코스피 지수는 1994.3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1일 약 3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 지수의 앞자리가 사흘을 못 채우고 변경된 것.
증권가 일각에서는 다음 주로 예정된 FOMC 회의와 추석연휴 등 이벤트를 앞두고 잠시 관망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3일도 외인들은 4000억원 가량 매입하며 매수세를 유지했다. (2000선을 내줬어도) 추세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근 기관 쪽에서 환매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FOMC 회의나 독일 총선 등을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크다. 추석도 얼마 안 남아서 관망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장도 "이번 조정은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일축했다. 다음 주 차기 연준의장 지명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관망세가 이뤄졌다는 것.
류 팀장은 "지금은 추석연휴라는 마찰적 요인이 있다. 이미 코스피가 3주 연속 올라서 저가매수할 상황도 아니지 않냐"며 "방향성에 대해서는 증권가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하지만 그중에서 약 70%정도는 연말로 갈수록 경제지표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달했다.
■ 기업銀, 경남은행 인수전 참가 '검토 중' = 지난 12일 기업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안은 추후 공시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대출비율을 이미 80%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이 지방 중소기업 지원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부지분이 68%인 기업은행이 인수하는 것은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취지를 무색케 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은행 노조는 '민영화를 가장한 국유화'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13일 노조는 성명을 통해 "경남은행 민영화는 민간에 매각하는 것인데, 기획재정부 산하의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매각하는 것은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 되지 않는 억지논리"라고 비판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12일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경남은행 인수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마감을 앞둔 인수전은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경남지역 상공인, 기업은행의 4파전 양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