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 거래하는 은행의 인터넷뱅킹에 접속했다가 5000만원을 사기당했다. 가짜 홈페이지로 접속된 지 모르고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보안 승급을 하라'는 지시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계좌 번호, 비밀번호를 전부 다 입력한 것이다.
사기꾼은 A씨 명의로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돈을 인출한 뒤 달아났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흔해지면서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전자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는 오히려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국내에서 2006년 처음으로 발생해 올해 6월까지 총 4만2197건, 4420억원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정확한 웹주소를 입력해도 가짜 사이트로 이동하는 파밍(Pharming)이다. 올해 1월 97건을 기록했던 파밍은 지난 6월에서 7월사이 547건을 기록하며 급격하게 증가했다. 두 달 사이 파밍에 따른 피해액도 25억5000만원에 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부터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를 전면 시행, 공인인증서 재발급 절차의 심사를 강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으로 공인인증서 재발급을 받으면서 인터넷뱅킹으로 하루에 300만원 이상을 이체하려면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지정된 컴퓨터에서 재발급을 받을 경우 확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컴퓨터 단말기는 주로 사용하는 5대까지 지정할 수 있다.
그동안은 보안 카드 번호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통해 재발급을 받을 수 있었다.
서비스 신청은 거래 중인 금융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컴퓨터 단말기를 지정하거나 전화 및 문자메시지 인증 중 선택하면 된다.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경우 금융회사에 전화를 걸어 신청하거나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도 된다.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의 경우 올해 말 구축이 완료되는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 등은 내년까지 금융회사 전산센터의 전산망 분리를 실시한다. 업무용 컴퓨터와 인터넷용 컴퓨터 2대를 이용하도록 하고, 업무용의 경우 외부로부터 정보를 차단한다.
전요섭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은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에서 중요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관리자의 승인 하에 제한적으로 일부 허용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