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의 첫 단추인 경남·광주은행의 매각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매각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예비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경남은행에 4개, 광주은행에 7개 투자자가 참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양쪽 은행에 모두 입찰서를 제출한 BS와 DGB금융을 제외하면 총 9개의 기관이 출사표를 던진 것.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지주, DGB금융지주,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에 기업은행이 가세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광주·전남상공인연합과 JB금융지주, BS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BS와 DGB금융의 경우 경남과 광주은행 두 곳에 모두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주목할 대목. 지방은행 선두를 다투는 두 기관은 경남은행 입찰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을 마련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DGB금융 관계자는 "(광주은행에 대한) 실사를 끝내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매각 절차를 밟은 경남은행 인수전에 특수은행인 기업은행이 참여한 것에 대해 '아이러니'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특히 피인수기업인 경남은행 노조는 23일 성명을 통해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민영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경남은행을 국유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정부지분이 68.9%에 달하는 기업은행에 인수되는 것은 민영화라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또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방은행 매각의 흥행을 위해 기업은행의 등을 떠민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 마저 제기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원래 세 곳(BS, DGB,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이 입찰하는 것은 확실시 돼 왔는데 막판에 한 곳이 더 늘어난다고 흥행이 크게 바뀌겠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금융권의 관심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광주은행에는 총 7곳의 입찰자가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입찰자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신한금융은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영업기반이 약한 광주·전남지역의 기반을 다지고 지역경제 활성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의지를 확인한 상공인연합과 사주조합, 영농조합 등이 막판 '합종연횡'을 시도해 자금조달이라는 취약점을 보완할 여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5월 말 기준 총 자산이 21조204억원에 달하며 인수가는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만큼 자금력이 관건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매각은 오는 10월 초순경 인수후보자(숏리스트) 선정과 예비실사, 11월 경 최종입찰제안서 접수 등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최종 인수자는 확인실사 및 협상진행, 계약체결, 금융위원회 인가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