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펀드 시장을 적극 지원하면서 세제 혜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투자펀드와 해외투자펀드 간 세제 혜택을 두고 불평등이 심하다는 업계의 불만이 나온지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새 정부의 세수 확대 정책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펀드 세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있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이 상당히 주어지지만, 한국에서 설정된 해외 펀드의 경우 매우 제한적이다.
전길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지난 2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 간 과세 형평을 제고해 줄 것을 건의했다.
그는 "해외 펀드의 세제상 불평등이 커 수요가 위축돼 있다"며 "조세 당국은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지만, 투자 기반이 확대되면 세수도 늘어나 모두가 윈윈(win 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이 아시아 국가 간 펀드를 개방하는 '펀드패스포트'(fund passport)를 추진하면서 이 같은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세제 문제는 워낙 오랜 기간 정부가 고민해온 사안이나 단기적으로 쉽게 해결될 수 없다. 다만 최근 해외 펀드 개방이 추진되면서 이러한 세제 문제에 대해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중 국회에서 10년 이상 투자한 장기 펀드의 소득공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에 의해 추진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르면 연봉 5000만원 이하의 회사원,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가 10년 동안 펀드에 투자한 경우 불입액의 40%가 소득공제 된다. 1인당 불입액 한도는 600만원까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 펀드 소득공제가 허용되면 침체된 증시에 활력을 넣고, 저소득층의 재산 형성을 지원할 수 있지만, 투자성 상품에 세제 혜택을 준다는 인식 탓에 논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