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부자 감세 철회 극한 투쟁"…정의 "복지증세 논의할 때"
26일 정부가 발표한 357조7천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공약 포기 예산안"이라고 일제히 혹평했다.
이날 발표된 내년 예산안은 보건·복지·고용분야 예산을 105조 9천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렸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경기 활성화와 경제 성장'에 맞춰져 대선공약인 기초연금과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등 복지공약이 사실상 후퇴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공약 포기', '민생 포기', '미래 포기'인 '3포 예산'"이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민생복지에 대한 책임 역시 전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2014 정부예산안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세수 증가 외침이 결국 월급쟁이 유리지갑 털기로 귀결됐을 뿐 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국가 부담 공약, 65세 이상 어르신들에 대한 노인연금 20만원 즉시 지급 약속도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가장 논란이 되는 영유아 보육료 국고보조율 10%인상에 대해 "(현재) 국고보조율 20% 인상 법안이 여야 합의로 상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시장에서 콩나물 값 깎듯이 10%로 절반을 뚝 잘라 버렸다. 민생복지 죽기기이고 지자체 죽이기"라며 "박근혜정부의 내년 예산안은 도탄에 빠진 민생과 복지, 국민의 삶을 도외시한 국민 쥐어짜기 예산이자 서민과 중산층 죽이기 예산"이라고 맹비난했다.
장병완 정책위 의장은 "금년도에도 정부는 이미 8조원의 세수결함이 있다고 발표했는데 정부 당국자들마저 20조원을 운운하고 있다. 즉, 금년도 세수 부족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국가채무만 증가시키겠다는 입장밖에 못 내놓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재정에 대한 무능, 무책임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장 의장은 "내년 정부예산안은 빚더미 예산"이라며 "25조 9000천억 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로 편성한 내년 예산은 국가채무가 전년도 대비 역대 최대 증가로서 50조 6천억 원의 국가 빚이 늘어났다"라고 밝혔다.
정의당 역시 내년도 예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행복 공약’이 ‘국민 불행 공약’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예산안이 불과 넉달 전에 발표한 ‘공약 가계부’의 폐기를 알리는 ‘실패의 고백서’로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노후-의료-보육-노동 등 4대 복지공약의 폐기 예산안"이라며 "'4대 중증질환 총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은 비급여를 제외시켜 물거품을 만들고, 무상보육 시행을 위한 지방재정 대책을 주먹구구식으로 내놓아 보육 불안의 불씨를 키워놓았다"고 복지공약 후퇴를 지적했다.
또한 부자 감세와 부동산 감세,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파탄을 우려하며 "정부가 지방재정 건전화 대책으로 내놓은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개편과 보육비 국고보조율 인상 등은 땜질식 숫자 맞추기에 불과해 앞으로 지방재정 불안과 재정 갈등이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심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안은 내년 경제성장률 3.9% 성장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가정하고 세워졌다"며 "4.0% 성장을 가정한 2013년 본예산이 2.7%에 불과한 성장률과 그에 따른 12조원 세수결손 추경으로 귀착된 과오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국세 확충이나 세출 절감을 위한 향후 대책도 뚜렷하지 않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재정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하다"고 복지증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극렬 투쟁"을 각오하며 부자감세 철회와 지방재정 확보 등 정부안을 최대한 수정할 것을 다짐해 여당과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