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내용 알아보고 입장 밝힐 것"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으며 봉하 이지원에서 '대화록 삭제' 흔적이 확인됐다고 발표하자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행방이 검찰 수사로도 밝혀지지 않아 '대화록'을 둘러싼 쟁점이 최대 현안으로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를 의뢰했던 새누리당은 이날 검찰 발표 직후 서면 논평을 포함한 국회 브리핑을 5차례나 하는 등 대대적인 민주당 압박에 나섰다.
지난 6월 대화록 열람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굴욕적 정상회담을 없애려고 사초를 없앴느냐"며 비난했다.
이어 "왜 노무현 정부는 대화록을 삭제했나. 2007년 회담은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앞에서 굴욕적인 회담을 했고, 그 결과가 역사자료로 보관되는 게 두려워 남기지 않은 게 아닌가"라"라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의원을 겨냥해서는 "문 의원은 대화록 공개를 요구하며 열람 결과 'NLL포기'로 결과가 나오면 정치를 그만둔다고 했고, 참여정부 참모진들은 자신들이 국가기록원에 가면 대화록을 찾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모든 게 대국민 사기극이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초 실종 범죄행위에 대해 모든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며 관계자들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역사적·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화록 실종 수사 결과 발표 후 동일 사안에 대해 국회 대변인 브리핑만 오전 3번 등 총 4번, 서면 브리핑까지 5차례나 하는 등 총공세를 취했다.
강은희 원내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사초 증발'이 현실로 확인됐다. 참여정부 인사, 특히 대화록 열람을 주장하며 호언장담했던 문재인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국민들께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호언장담하다가 이제 와서 문제를 슬그머니 덮자고 말을 바꾸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을 향해 "대화록 생산과 보관, 이관에 관여했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자들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지만 원내 대변인도 "민주당 역시 국회 합숙 등 언론용 정치쇼에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사초 실종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히고 사과하길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수사 발표를 접한 문재인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참석,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용을 잘 모르니 알아보고 말하겠다. 좀 더 확인해보고 얘기하자"며 "나중에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방법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