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적자예산을 편성하는 등 강도 높은 '씀씀이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 여전히 중복성 사업 추진과 정부출연금 과다 집행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낸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감사원이 발표한 세출구조조정 및 주요 재정사업 추진실태(문화·교육·산업·농림 분야)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특성화산업 육성사업 및 농림수산업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 지원 등 여러 사업에서 비효율적 재정운용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산업부는 올해 지역특성화산업 육성사업 일환으로 '부산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해외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관리했는데 이는 중소기업청의 '해외민간네트워크 활용사업'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등 다른 기관에서 추진 중인 중소기업 해외수출 지원 관련 사업과 유사했다.
또한 부산광역시에서 관내 중소기업 해외수출지원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외무역사무소의 기능과도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사업의 유사성을 감안, 사업축소를 산업부에 통부했다.
이와 함께 농신보에는 정부출연금이 과다하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신보에서는 과거 농어가부채대책 특례보증 지원 등에 따라 2조4604억원을 정부출연금으로 편성·집행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농신보의 보증잔액 및 그 동안의 농어가부채 특례보증에 따른 추가 대위변제 예상금액(299억원)을 고려해 여유자금 규모를 분석한 결과 최소 9850억원에서 최대 1조3791억원이 농신보의 적정 가용자산을 초과하는 '여유자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감사원은 이미 집행된 출연금을 반납하게 하거나 여유자금을 공자기금에 예탁·운용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그 외 감사원은 사업기획 단계에서 관련 법령상 보조금 지급 제외대상인 지방이양사업, 법적 근거가 없거나 민간영역 사업에 국비가 지원되고 있는 점, 예산편성 단계에서 타당성이 없는 사업, 부처 간 또는 부처 내 유사·중복 사업, 사전 행정절차 및 지방비 등 사업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거나 적정 규모보다 과다 편성된 사실을 찾아냈다.
아울러 부적격자에게 예산을 지원하거나 변화된 사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한편 여유재원을 활용하지 않은 채 방치하거나 성과가 부진한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해당 정부 부처에 시정 등 조치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중복된 사업 등을 통폐합하면 향후 5년간 3조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소관 부처들을 통해 이들 사업을 재검토하거나, 유사·중복 사업으로의 통·폐합, 예산규모 축소 조정 등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고 예산 편성·집행 등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담당자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