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세행정 업무 과정에서 축적한 각종 과세관련 정보의 공유 폭을 좁게 가져가던 국세청이 과세정보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정보독점'이라는 이기주의 벽을 무너뜨리고 적극적인 정보공유 행보에 나선다.
개방과 공유, 소통 및 협력을 모토로 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정부 3.0' 정책에 입각 정부기관·공공기관 등과의 과세정보 공유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9일 국세청은 밝혔다.
천기성 국세청 통계기획담당관은 "그동안 국세청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세금부과와 징수 또는 통계 목적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과세정보를 공유해 왔다"며 "이를 통해 납세자 개인정보는 보호할 수 있었지만 다른 기관 등에서 정보의 부족으로 비효율적 업무가 집행되거나 예산이 낭비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 담당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 안전행정부, 고용노동부 등 과세정보 수요가 많은 기관을 직접 찾아 과세정보 제공범위 및 절차를 협의하는 '찾아가는 국세정보 수요조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수요조사 결과 국세청은 추가적인 과세정보 공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재 30개 기관 122종인 과세정보 제공 범위를 넓혀 한국장학재단 등 15개 기관에 70여종의 과세정보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매년 2조7000억원의 장학금을 대학생 등에게 지급하는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장학금 신청자 부모의 소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고소득층 자녀가 장학금을 부정 수령하는 경우가 발생했었다. 이에 국세청은 장학금 수혜자격 심사가 정확히 이뤄질 수 있도록 소득자료 등 필요 자료를 최대한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지방세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행정부에 국세 환급금자료 및 부동산 미등기 양도자료, 골프회원권 명의개서자료, 사업자등록자료 등 4종의 과세정보를 추가 제공, 이를 각 지자체 등이 활용해 자료미비로 인해 세수누수가 발생하는 소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천 담당관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수요기관에서 민원인의 소득 또는 재산정보의 파악이 용이해져 업무효율성이 증대됨은 물론 추가적인 세수확보, 복지재원 누수방지, 국민불편 해소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