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국세청과 관세청이 외부기관 발주 연구용역에 수십억원을 지출했지만 경쟁입찰로 계약을 한 것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0일 국세청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세청은 22건·11억278만원, 관세청은 29건·12억1300만원의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두 기관의 계약형태는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입찰 등을 통하지 않고 계약주체가 자의적인 판단하에 계약을 맺는 것을 뜻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의계약 형태가 특정기관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현행법상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연구용역을 외부에 의뢰할 때는 공고를 내 경쟁을 통해 입찰해야 하지만 계약금이 5000만원 이하일 경우나 경쟁이 특정업체에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수의계약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국세청의 경우 연구용역을 진행한 22건 중 5000만원이 넘는 건에 대해선 경쟁입찰을 진행했지만 결국에는 수의계약 형태로 변경됐다.
관세청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관세청이 발주한 연구용역 29건 중 계약금 5000만원이 넘는 건이 9건에 대해 경쟁입찰을 진행했지만 결국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이는 공고를 내더라도 응찰한 곳이 한 군데거나 입찰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복수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발주기관이 상대 기관과 단독으로 계약하는 것이 원인이다.
국세청이 발주한 22건의 연구용역 중 가장 많은 건을 수주한 단체는 한국조세연구원으로 3년 간 9건·7억818만이었다. 전체 연구용역 중 가장 비싼 사업은 2억원으로 지난해 한국조세연구원이 수주한 '개인사업자의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협력비용 측정' 연구용역 사업이었다.
반면 관세청이 발주한 29건의 연구용역을 수주한 단체를 보면 국세청에 비해선 쏠림현상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한국법제연구원이 수주한 연구용역은 4건이었으며 한국관세무역개발원 2건 외 나머지 건은 한국관세물류협회, 한국규제학회, 김앤장법률사무소, 관세법인 에이원 등이 각각 1건씩 수주했다.
가장 비싼 연구용역 사업은 7100만원으로 올해 한국법제연구원이 진행한 '관세법령에 대한 분법 연구' 사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