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의 셧다운(연방정부 일부폐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부채한도 조정협상이 금융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 정부가 부채한도 증액협상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것이며, 이는 곧 세계경제에 큰 파동을 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석 달 연속 금리동결에 만장일치 예상을 내놓는 등 '이변없는 금통위'를 미리 예측했다.
한편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 공기업들이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이번 국감에는 금융감독체계 및 정책금융개편, STX와 동양사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이슈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 美 정부의 이전투구(?)에…금융권 "나 떨고 있니" =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의 갈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금융시장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바마케어란 저소득층이 민간 건강보험에 들 수 있게끔 미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 여당(민주당)의원이 많은 상원에선 이와 관련된 예산을 승인했지만, 야당(공화당)이 힘을 가진 하원에서는 삭감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놓고 미국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 다음 주로 다가온 부채한도 증액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현재 미 정부의 부채한도는 약 16조7000억 달러 수준. 미국 재무부는 오는 17일이면 미국부채가 상한에 이르러 국고가 바닥난다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 정치권의 향방에 촉각을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디폴트로 달러가치가 폭락하면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없으며, 세계 경제에도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의 재정협상 타결 여부"라며 "세계경제와 국내경제 모두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미국의 재정협상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고 정리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가부도 사태의 책임론이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면 백악관과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증액' 요구를 굽히지 않아 공화당의 단기적인 수정안 제시를 백악관이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지난 1일부터 열흘 간 이어지고 있으며, 오는 17일까지 부채 한도 증액에 협상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게 된다.
■ 전문가 예상 100% 적중…"금리예측 가장 쉬웠어요" = 지난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한 지난 5월의 한 차례 인하 후 5개월째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
지난 8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인 채권전문가 전원이 동결을 예상하는 등 시장에서는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재정협상 및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금통위가 당장은 현재의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중수 한은 총재는 "국내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내수도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나,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가능성 등이 세계경제성장의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금리동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서는 "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 및 영향에 깊이 유의하고 기준금리 인하 및 추경예산을 포함한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를 점검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국정감사 앞둔 금융권, 주요이슈 뭐가 있나? = 오는 17일부터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주요 금융공공기관들이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에는 금융감독체계 및 정책금융기관 재편, STX와 동양사태 등이 의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감독당국이 부실여부를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늦장대책마련으로 피해규모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은과 정금공을 재통합하는 정책금융기관 재편과 수은, 무역보험공사 등의 일부 인력을 부산으로 내려 보내는 해양금융종합센터(가칭) 설립도 주목 받을 전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 홍기택 산은 회장과 함께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등은 취임 후 첫 국감을 받게 된다.
한편 임기가 1년여 남은 진영욱 정금공 사장은 지난 7일 돌연 사퇴하면서 이동춘 부사장이 사장 대행으로 국감에 나서게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