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혜택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안을 발표한 가운데 조세원칙 측면에서 소득공제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여의도에 위치한 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연금저축 활성화 방안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석호 금융연 보험금융연구센터장은 "고령화의 빠른 진전 속에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해 주는 연금저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제 유인 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그는 "지난 8월 연금저축 세제혜택을 400만원 한도 100% 소득공제에서 12% 세액공제로 전환토록 한 세법 개정안은 비용을 공제한다는 조세원칙 측면에서 소득공제보다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호주, 스위스 등 연금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대부분의 주요국은 모두 소득공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또 세율이 상대적으로 단일한 법인세와 달리 근로소득세는 소득에 따라 세율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비용 공제라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소득공제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어 이 센터장은 "개인·퇴직연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기존 400만원에서 800~1000만원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가중될 미래 재정부담, 국민연금의 장기적 건전성, 미약한 퇴직·개인연금 소득대체율 등을 감안할 때 개인연금자산 축적 유도가 시급하기 때문이다"고 그 사유를 밝혔다.
다만 이 센터장은 "소득공제 확대에 따른 분배 문제를 소득세 과표구간과 세율 조정을 통해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금저축의 판매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세제비적격 연금상품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현재 생명보험사 등은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세제비적격 연금상품의 판매유인이 높아 판매자가 연금저축보다는 세제비적격 연금상품을 우선 권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마련된 소득세법 개정안상 적용되는 연금수령 개시 시점별 연금소득세 차별화 조항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개정안은 연금저축과 관련해 기존 55세 이후 연금개시 시점에 일괄 적용하던 5% 연금소득세를 55~70세 5%, 70~80세 4%, 80세 이후 3% 등 연금수령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손보사에서 판매한 연금저축은 수령기간을 25년 이내로 규제하고 있어 80세 이후 최저소득세율은 적용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