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일자리에 목마른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종 대출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취업을 미끼로 고액의 증권선물계좌를 개설토록 하는 방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공의 증권선물투자회사인 A 컴퍼니는 지난해 6월부터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직원모집 광고를 올려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직자에게 취업조건으로 증권선물계좌를 개설토록 해 다수의 저축은행 또는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것.
A 컴퍼니는 한 계좌당 500만원씩의 금액을 납부하도록 했으며, 이로 인한 피해자는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아직까지 400여명이 약 5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경기경찰청 측의 추산이다.
이 회사는 가입계좌에 따라 매일 2만원에서 18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3개월의 수습기간 종료 시 대출금 상환 및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대출금만 가로채 청년구직자들을 채무불이행자로 전락시켰다.
금융당국에도 지난 4일부터 피해자들이 민원을 제기해 현재 총 105건이 접수된 판국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취업시즌을 앞두고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출사기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소비자경보를 발령함과 아울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성수용 금감원 민원조사1팀장은 "입사 과정에서 회사가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입금시키거나 물품을 사도록 하는 경우는 대출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취업조건으로 신분증, 공인인증서 및 보안카드를 요구해 제공하는 경우 본인 몰래 인터넷 등으로 대출을 받아 편취하는 사례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