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500여명 대피…열차·여객선 운행 차질

행안부, 중대본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

부산, 충남 등 4개 시도에서 506명 대피

열차 운행 지연...41척 여객선 운항 중단

부산서 대형 싱크홀 발생…차량 2대 빠져

밤사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백 명이 대피하고 도로 침수, 열차 운행 지연 등 피해가 속출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해 대처하고 있다.

21일 오전 6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호우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오전 4시까지 부산, 충남, 경북, 경남을 포함한 4개 시도, 18개 시군구에서 총 342세대, 506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 330세대 494명은 임시 주거시설과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폭우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차량이 물에 잠기는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도로 침수 54건, 토사 유출 7건, 옹벽 붕괴 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주택, 상가, 공장, 병원 등 다양한 사유 시설에서도 침수 피해가 보고됐다.

서산시 예천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들어찬 빗물이 지하 엘리베이터 통로에 쏟아지면서 엘리베이터 작동이 멈추는 일도 일어났다.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는 가로 10ｍ, 세로 5ｍ, 깊이 8m가량의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당시 도로에서 배수 지원을 하던 부산소방본부 배수 차량과 지나가던 5t 트럭이 구멍으로 빠졌다.
  소방당국은 134건의 배수 작업과 341건의 안전조치를 포함해 총 475건의 지원 작업을 펼쳤다.

폭우로 인해 강원 11개소를 포함한 전국 34개 도로가 통제됐다. 수월교 274개소, 지하차도 41개소도 현재 통제 상태이며 치악산 14개 탐방로와 태백산 26개 탐방로도 모두 통제됐다.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열차 운행도 지연되고 있다. 오전 8시 기준 경부선 대전~심천역과 부산~화명역, 호남선 서대전~익산역, 가야선 가야~부전역, 동해선 센텀~오시리아역 구간이 지연됐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 만큼 열차 운행 지연 구간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풍랑주의보로 29개 항로 41척의 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기상 악화로 인천과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인천∼연평도와 인천∼백령도 등 13개 항로 16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예정된 강화도 하리∼서검 항로의 여객선 운항 여부는 기상 상황을 보고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영동, 충청권, 전북 북부, 경상권 등지에 호우 특보가 발효 중이며 부산, 울산, 대전, 충남, 전북, 경남 등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비는 제주 삼각봉 508.5㎜, 경남 창원 진북 341㎜, 충남 서산 264.9㎜, 대전 정림 264.5㎜, 속초 설악동 256㎜, 청주 오창가곡 226.2㎜, 익산 함라 224㎜, 부산 215.9㎜, 순천 213.1㎜ 홍성 194.9㎜, 평택 현덕 176㎜, 수원 161.3㎜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