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삼성생명 즉시연금 판매 수수료를 담합했다가 적발됐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실한 조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즉시연금이란, 목돈을 예치한 뒤 가입 직후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정호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이 시중은행들에 자사의 즉시연금 판매를 위탁하면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고, 시중은행 담당자들은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모임을 가진 뒤 삼성생명 측 요구를 수용,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하가 이뤄졌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위는 삼성생명 측의 불공정 행위 및 담합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은행 간 별도의 합의가 없었던 만큼 담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공정위가 삼성생명 측 관계자의 진술만 확인하는데 그쳐 부실 조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삼성 측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했으며, 삼성생명과 금감원 측 진술이 엇갈리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방카슈랑스 담당자 2명이 9개 시중은행을 직접 방문해 수수료 인하를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금감원 조사 결과 일부 은행들은 삼성 측과 면담 및 유선 협의 없이 공문을 통해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호준 의원은 "관리와 감독을 해야할 당국 스스로가 조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