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과 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암암리에 상당수 부실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16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한 건수와 금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9월까지 3년9개월간 총 13만953건의 부실채권이 대부업체에 매각됐으며, 금액으로는 3568억원에 해당했다.
이중 신용회복위원회 미협약된 대부업체에 부실채권을 매각한 건수도 2만7414건으로 1193억원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SC은행이 4만6652건에 대해 742억원을 매각해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이 2만9665건(588억원)을, 씨티은행이 2만7243건(951억원)을 매각했다.
신용회복위원회 미협약 대부업체에 부실채권을 매각한 건수를 보면 SC은행이 2만4779건(395억원)으로 역시 가장 많았으며, 씨티은행이 2321건(160억원)으로 외국계 은행들이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전북은행이 110건에 대해 621억원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204건에 17억원을 매각했다.
김기준 의원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연체자의 동의도 없이 대부업체로 매각할 경우 연체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 할 수 있다"며 "대부업체에 채권이 매각되는 경우 금융 연체자들에 대한 보호가 미흡할 수 있고,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채권추심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신용회복위원회나 국민행복기금에 협약하지 않은 대부업체에 매각할 경우 연체자들은 채무조정이나 신용회복 기회가 박탈될 우려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미협약 대부업체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법 규정 개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