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조사 촉구" 공세, 與 "사이버상에서는 전쟁 중" 차단 나서
지난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업으로 대선개입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국기 문란"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특히 국정원 댓글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정조사 추진 방침임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또한, 옥도경 현 사령관의 보직 해임과 군 검찰을 통한 압수수색 및 증거보전 작업을 촉구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도 '군사기밀 유출'과 안보로 연결지으며 공세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에 이어 국군에서까지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향후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작업 의혹에 대해 "명백한 선거 개입,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며 "군의 자체 감사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그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트위터나 블로그에 올렸던 글 400건이 갑자기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어제 공식적으로는 국방부 장관이 신속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철저한 증거 지우기로 응답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제기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진성준 의원은 국감 중간점검 회의에서 "제보에 따르면 매년 10여명 늘어나던 사이버사령부 인력이 (대선을 앞둔) 2012년 7, 8월엔 80여명이나 증원됐고, 대다수가 심리전단에 배치됐다"면서 "당시 청와대 김태효 대외전략 기획관이 이를 주도했다는 강력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업이 안보상 불가피한 측면임을 강조하며 공세를 차단하고 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사안과 관련하여 비밀인 군 조직과 조직원들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적에게 군 정보를 통째로 가져다주는 꼴이 되겠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분을 어디까지 공개적으로 논의해도 되는지 깊이 고민해 봐야 될 부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이버상에서는 북한과 전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댓글 작업에 대한 국방부의 조사가 진행 중임을 언급하며 "국방부는 신속하고 정밀한 사실 확인을 통해 국민에게 그 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이 노골적이고 뻔뻔한 (국방부의) 불법행위 감싸기 태도에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안보와 국익을 위해 지켜져야 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선거에 악용하고, 멀쩡한 NLL 논란을 일으켜 북한을 이롭게 해 온 새누리당이 국방부의 불법대선개입 행위를 감싸기 위해 안보비밀 준수를 운운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그만 입을 다물고 국방부와 사이버사령관이 그 입을 열어야 할 때"라며 "자체감사가 아닌 외부 수사기관에 의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국정조사' 방침임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