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산운용을 그룹 계열사에 위탁하는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준 민주당 국회의원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은행의 위탁자산 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은행의 자산운용을 계열사의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형태의 일감 몰아주기 형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위탁자산 규모는 총 16조 1449억원, 이중 계열사에 위탁된 금액은 10조6710억원으로 전체의 66%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위탁금액 3조1717억원 중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에 2조8793억원을 맡겼다. 이는 전체금액의 90.8%에 달하며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4조2851억원 중 3조851억원을 KB자산운용에 위탁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우리, 신한은행이 같은 계열사에 자산운용을 위탁한 비율은 평균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기준 의원은 "일부 은행의 경우 위탁 자산운용사 선정 절차와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또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산운용사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고, 이에 대한 판단 근거를 문서화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열사간에 과도하게 자산운용을 위탁할 경우 공정경쟁 질서를 훼손할 수 있고,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