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세청이 납세자와 과세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여 패소, 환급해 준 세금의 액수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소송제기 금액(1조152억원) 대비 금액기준 패소율이 34.3%에 달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이 21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조세소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 제기된 조세소송 건수는 961건, 소송금액은 1조15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사법부의 판단이 완료된 소송건수는 641건(소송금액 8806억원)이었으며 국세청이 패소한 건수는 83건으로 패소율 12.9%(건수기준)를 기록했다. 전년도(2012년 1월∼12월) 조세소송 패소율 11.7%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건수기준 패소율이 아니다.
처리 완료된 소송금액 8806억원 중 3025억원이 소송패소로 인해 납세자들에게 환급됐다. 금액기준 패소율은 34.3%. 지난해 46.0%(7415억원/1조6118억원)에 비하면 10%p 가까이 낮아진 수치지만 잘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든 구석이 많다.
상대적으로 세액이 많은 대형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6월 현재 소송금액 500억원 이상∼1000억원 미만 조세소송 1건이 제기돼 패소했고 소송금액 1000억원 이상 소송도 2건이 제기돼, 1건이 패소했다. 지난해는 500억원 이상∼1000억원 미만 소송 4건 중 3건이 패소했고 1000억원 이상 소송 2건이 모두 패소했다.
이에 반해 소송금액 30억원 미만 조세소송의 승소율은 높게 형성됐다(올해 6월 현재 30억억원 미만 소송 603건 중 328건 승소).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형 조세소송의 경우 세무조사 등 세금추징 과정에서 '부실과세' 소지가 상당부분 개입, 납세자의 법률대리인들과의 세법을 토대로 한 '과세논리'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조세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 소송비용 조차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전년이월분을 포함 총 13억7600만원의 회수대상 소송비용이 발생했지만, 정작 회수된 소송비용은 고작 1억730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올해 6월 현재 소송패소로 부담한 소송비용은 8억5900만원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