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증하는 퇴직연금의 예금액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상 퇴직연금은 다른 예금과 합해 원리금 5000만원까지 정부에 의해 보장되지만, 근로자의 노후 대비라는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법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퇴직연금이 계속 늘어 오는 2020년에는 1인당 적립금이 3167만원으로 예상되는데, 예금보호한도는 다른 예금과 합해 5000만원까지이다"며 "이를 확대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최근 퇴직연금의 중요성을 봤을 때 정부와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한국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근로자들의 노후 대비 수단이 미비하지만, 퇴직연금과 같은 제도적 장치는 선진국들에 비해 뒤늦게 도입되며 아직 정착하지 못한 상황.
퇴직연금은 지난 2005년 도입, 기업들이 가입할 수 있다. 퇴직연금 가입 기업의 근로자들은 은퇴 이후 매달 일정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다.
이 중 근로자가 연봉의 12분의1을 해마다 납입하면서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이직한 근로자나 계약직, 자영업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적립금만 정부에서 보장한다. 이는 DC와 IRP의 경우 운용에 따른 손실을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대동 의원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들은 퇴직연금을 예금보호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우리와 달리 한도의 설정 방식과 보호 금액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퇴직연금은 사회안전망이다. 특히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별도의 보호 한도를 적용하고 근로자의 수급권에 대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