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으로 인해 발생한 소득은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으로 볼 수 없어 양도소득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골드뱅킹은 금 실물에 대한 거래이며 여기서 발생한 소득의 실질은 금 매매차익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K은행과 J씨가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원천징수배당소득세징수처분취소소송'에서 세무당국의 과세가 모두 위법하다며 피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K은행은 고객들이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 및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고시한 거래가격에 해당하는 금을 그램(g) 단위로 기재한 통장(금 적립계좌 또는 골드뱅킹 통장)을 고객들에게 교부했다.
은행은 고객이 인출을 요청할 경우 자신들이 고시한 출금일의 거래가격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금 실물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거래되는 금융상품을 '골드뱅킹'이라 한다.
세무당국은 골들뱅킹 거래가 실제로 금 실물이 거래되지 않고, 단지 고객들이 골드뱅킹 해지 시에 금 실물을 찾아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 뿐이어서 금 실물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러한 골드뱅킹에서의 소득이 금 가격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으로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계약상 권리를 나타내는 증권 또는 증서인 파생결합증권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의 분배금의 성격이어서 세법상 과세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또 만약 골드뱅킹이 예금으로서 소비임치에 해당한다면 은행이나 고객들이 얻는 소득은 이자소득으로 봐야한다고 해석했다. 세무당국은 이에 따라 원천징수배당소득세징수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K은행과 J씨는 골드뱅킹의 경제적 실질이 배당소득이 아니라 '금 매매차익'이며 자신들의 소득은 금의 가격변동과 연계돼 있지 않다면서 당국이 주장하는 수익의 분배금이나 파생결합증권으로 볼 수 없어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골드뱅킹은 금 실물 거래에 따르는 비용과 위험을 줄이면서 금 실물 거래와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개발된 금융상품으로 그 실질이 금 실물에 대한 매매거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골드뱅킹 거래는 외화예금 거래와 거래구조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외화예금 거래 중 외화를 사들이는 시점과 파는 시점의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외환차익은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같은 논리로 금 실물에 대한 매매인 골드뱅킹에서 발생한 소득의 경제적 실질은 금 매매차익에 해당하며, 열거주의 방식을 채택한 현행 소득세법에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2012구합35405)에서 "골드뱅킹 거래의 실질은 금 실물에 대한 거래이고 여기서의 소득은 그 경제적 실질이 금 매매차익에 해당하며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과세당국이 골드뱅킹에 따른 소득을 배당소득 또는 이자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은 모두 위법하다며 결국 K은행과 J씨의 청구을 모두 받아들여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