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세무서의 하루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법인세수 전국 1·2위를 다투며 세원분석에 여념이 없는 재산법인세과는 물론 납세자들과 직접 접촉하며 선진 세정시스템을 전파하는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시간을 쪼개어 일과를 좇아 움직인다.
또한 이른 아침부터 현장속으로 뛰어들어 굵직한 성과를 일궈내는 조사과와 지속적인 사업자관리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부가소득세과, 원활한 세무서운영을 위해 안팎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운영지원과에 이르기까지······.
이들 부서의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걸음걸이는 납세자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 조세일보는 남대문세무서 탐방을 통해 이들 부서의 특성과 애로사항 등 면면을 들여다본다.
■ 남대문 세수 90% 담당··· 재산법인세과
◆…재산법인세과 직원들이 동료애를 다지고 활력을 찾기 위해 등반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대문세무서 재산법인세과는 법인사업자의 법인세·부가가치세·원천세 관련 신고 및 세원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이다. 개인에 대한 재산제세(상속세·증여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신고 및 세원관리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재산법인세과는 제산세계 6명, 법인1계 10명, 법인2계 9명, 법인3계 9명 등 총 34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임종윤(사진) 남대문세무서 재산법인세과장은 "남대문세무서는 '법인세 세무서'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법인세가 남대문세무서 세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책임감이 그 어느 부서보다도 막중하다"고 말했다.
남대문세무서 관할의 주요 법인에는 한화, SK텔레콤, 동국제강, 아모레퍼시픽, GS건설 등 대기업과 한국은행, 신한은행, 농협, 기업은행, 삼성생명,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씨티금융지주 등의 금융기관이 있다.
임 과장은 "남대문 세무서에서 근무하게 되면 타 지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은행, 증권사 등의 대형 금융기관과 국내 굴지의 대규모 법인을 다수 접하게 된다"며 "특히 은행과 보험회사 본점이 밀집해 있어 은행, 보험 관련 업무를 종종 처리하게 되는데 이 업무는 남대문세무서만의 특화된 업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특히 법인세의 비중이 매우 큰 만큼 일반적인 지역 세무서 법인세과 전체가 차지하는 것보다 남대문세무서 법인세과 직원 한사람이 담당하는 세수와 업무량이 더 많고 난이도도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큰물'에서 업무를 보는 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과장은 "대기업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거의 한 달치 일감을 받게 되는 셈인데 다른 세무서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라 처음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기도 했다"면서도 "어려운 일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생겼고 직원들 역시 부족한 부분은 연구해 가며 잘 따라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일선세무서에서 대기업을 상대하는 만큼 한계를 느끼는 적도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기업의 큰 금액에 대한 과세 불복 업무 등을 접하게 되면 인력과 시간 등에서 역부족을 실감하게 된다"며 "대형 회계법인이나 로펌의 자문을 받는 대기업에 비해 우리는 담당자 한 명 또는 적은 수로 이뤄진 팀이 수많은 납세자를 상대해야 하므로 심도 있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대기업들은 전문적인 변호사나 회계사 등을 선임하여 대응하는 데 반해 일선 세무서는 그런 지원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금액이 크거나 사안이 복잡한 경우 본청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이 있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산법인세과 직원들이 단체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법인세의 경우 이처럼 많은 세수와 다양한 업무가 산적해 있는 것에 비해 재산제세는 현저하게 적은 편이다. 재산제세의 경우 주소지 관할 세무서가 담당하는데 이곳은 주거지가 적고 상업중심지가 많아 재산제세도 적을 수밖에 없다.
임 과장은 "재산제세의 비중이 타 세무서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것도 남대문세무서가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이라며 "아마도 서울시내 세무서 가운데 재산제세 과세자료가 제일 적을 듯 싶다"며 웃어보였다.
경남 거창 출신의 임 과장은 지난 1977에 임용돼 세무업무를 시작해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세법전문가이며 송파세무서 운영지원과장을 지냈다.
■ 납세자-세무서간 조율사··· 납보실·민원봉사실
남대문세무서 전성훈(사진) 납세자보호담당관은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이하 납보실)과 민원봉사실(이하 민원실) 등 두 개 부서를 이끄는 수장이다.
납세자보호실에는 5명, 민원실에는 7명의 직원이 민원인들을 상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납보실에서는 과세 불복 업무를 비롯한 납세자 불이익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민원봉사실은 국세 민원증명 등 납세자들에게 필요한 각종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납세자보호담당관은 국세심사위원회와 납세자권익존중위원회 등에 참석하며 관계 법령과 납세자들 사이에서 입장을 조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전 납보관은 "서장님과 함께 국세심사위원회와 납세자권익존중위원회에 참석해 이의신청·심사청구 등 국세불복과 관련한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며 "세원의 특성상 개인민원보다는 대법인 위주의 불복이 많고 세법 범위 내에서 불복청구의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납세자보호담당관실 직원들이 납세자들에 대한 사랑을 표하는 의미에서 두손을 머리위로 올려 큼지막한 하트를 그리고 있다.
민원실의 경우 개인 납세자와 직접 대면하는 만큼 어려움이 많다.
민원실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납세자들은 주로 법령이나 과세 쟁점 보다는 세금 자체를 중시하는데 우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민원을 처리해야 하므로 고충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 납보관은 "세법을 모르는 납세자들이 더러 있는데 이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 주고 설득을 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해당 과를 찾아가지 못하는 납세자들 역시 1차적으로는 민원실에서 기본적인 안내를 해주는 등 민원인 접촉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보다 한결 나아진 납세자들의 납세의식이 향상되고 성실납세자가 늘어나면서 업무도 간결해졌다"며 "민원인실을 방문한 납세자들이 민원사항을 미리 입력해 상담을 받는 e민원시스템과 온라인상으로 세금을 신고하는 홈텍스(hometax) 시스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전 납보관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1986에 공직에 입문, 국세청 법규과에서 근무했다.
